한국전력공사 등 18개 부채 중점관리대상 공기업들이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9조원을 지출했다.
부채 공룡인 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금융부채만 98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는 하루에 65억원씩을 이자로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부가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의당 박원석 의원에 제출한 '공공기관의 이자비용 추이' 자료에 따르면 LH와 한국전력 및 6개 발전 자회사 등 18개 부채 중점관리 대상 공공기관의 지난해 이자 지급액은 9조74억원이다.
이는 이들 18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부채 436조1천억원 중 금융부채에서 발생한 이자로, 하루에 이자 비용으로만 247억원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부채를 줄이기는커녕 이자 갚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고 부채비율이 200% 이상인 기관은 LH와 석탄공사, 한전과 광물자원공사 등 4곳이다. 2012년 2곳에서 4곳으로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지급이자 비용으로 나눈 지표로 1미만으로 내려가면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어 계속기업으로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 위로 올라가면 자금 흐름에 이상이 생긴 기업으로 판정돼 채권 발행이 어려워진다.
18개 공기업의 지난해 이자지급액은 2009년 6조2천635억원의 약 1.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0년 7조5천162억원, 2011년 7조8천261억원, 2012년 8조8천775억원으로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려왔다.
5년간으로 합산하면 39조4천907억원이나 된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전력과 6개 발전자회사(수력원자력·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의 연간 이자 지급액이 2조3천443억원으로 가장 많다.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의 하루 이자은 65억원에 이른다.
도로공사의 지난해 이자지급액도 9천66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부채 공룡 LH의 연간 이자 지급액은 7천971억원에 달한다.
18개 중점관리 기관 중 LH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는 142조3천312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한전이 104조766억원으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이자가 발생하는 금융부채로 놓고 보면 LH가 97조9천767억원으로 1위, 한전이 61조7천731억원으로 뒤를 따르고 있다.
박원석 의원은 "전기(한전)나 토지(LH)의 생산원가에 반영되는 이자까지 감안하면 공기업이 실제 지출하는 이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면서 누적된 부채를 해결하려면 복리후생비가 아닌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공기업의 이자 부담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금융 부채 규모를 점검하고 공사채 발행 총량제를 도입해 관리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