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경기, 부산 등 굵직한 광역단체장 선거에 파묻혀 소외됐던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막판에 터진 '자식 변수'로 핫이슈에 올랐다. 투표 사흘을 앞두고 CBS노컷뉴스는 막가파식 폭로대결이 아닌 건전하고 건강한 정책대결을 기대하며 서울교육감 후보들의 공약내용을 점검해본다.
'행복교육 전도사'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지난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세를 벌이며 시민들의 교육 염원을 귀담아 듣고 있다. / 이명진 기자 mjlee@nocutnews.co.kr
"행복교육이 기본 바탕이 되는 교육환경 조성이 제 철학입니다. 서울 학생들의 창의력과 문제 해결력, 비판적인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교육을 통해 행복교육을 이루겠습니다. 스포츠·여행 등 다양한 체험교육과 독서교육으로 아이들의 숨겨진 소질과 적성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학생들이 사회인이 되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입니다. 이제 학교라는 공간은 행복을 위한 습관, 행복을 위한 소질·적성의 계발 장소로 인식돼야 한다고 봅니다."
6·4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에 나선 문용린 후보는 지난 30일 사전투표를 마친 뒤 자신의 캐치프레이즈인 '행복교육론'을 강조하며 승리를 자신했다. 제19대 서울시교육감을 역임한 그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와 '일반고 거점학교'에 주력하며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을 펼쳐왔다.
■ 학생·교사 모두가 꿈과 끼 이루는 환경 조성에 앞장
교육감 재선에 출사표를 던진 '행복교육 전도사' 문 후보의 포부는 공약에 고스란히 담겼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교육안전네트워크'를 구축해 교육감 직속 '안전관리단'을 두고 안전행정과 점검을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통일해 안전한 학교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실있는 '교실혁명'을 위한 구체적 밑그림도 제시했다. 수업시간 5분을 단축한 '5분의 수업 혁명'으로 집중도를 높여온 그는 이렇게 해서 쌓인 하루 30~40분을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꿈·끼'를 계발할수 있도록 팍팍 밀어주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수업방법과 환경을 제공해 미래학교를 조성하겠다. 서울 학생들의 격차극복 프로그램인 '캐치 업 디바이드(Catch Up Divide)'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학생들에게 가난이 대물림되지 않고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기회를 부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교육 정상화'를 강조하는 문 후보는 첨단 IT 기기를 활용한 수업을 통해 '서울형 미래학교'를 설립하고자 전념하고 있다.
"현재 2016년 개교를 목표로 교사 선발과 교육과정 구성, 첨단시설 여건들을 다각적으로 연구·검토하고 있다. 미래학교가 운영돼 목표성과를 거둔다면 수업방식과 평가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 서울교육이 질적으로 변화하는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 예상한다"는 그는 지금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일반고를 위해 '일반고 점프업' 확대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입상자와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입상한 우수 인력 가운데 특성화고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에게 교원검정시험을 치러 교사로 채용되는 '학력과 능력의 동등화 정책'도 시행할 계획이라는 문 후보.
이 정책은 우수한 기술과 능력을 갖더라도 고졸기술자로밖에 대우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교사와 교감, 교장이 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공약이다. 우수기능 인력 활용으로 직업교육을 활성화시키고 직업교육에 대한 인식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교사들이 사랑과 헌신으로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학교환경'과 '교원문화'를 만들 것이라는 그는 교무행정지원사의 추가 배치와 수업과 인성 및 생활지도에 전념할 여건을 조성하려 한다. 10년 이상 근무한 교원 중 희망자에 한해 '교원 안식휴직년제'를 도입시켜 교원 사기진작 프로젝트도 추진할 것이라 전했다.
"교원들의 끼를 발휘한 행복감 제고 활동은 물론 서울교원미술대전, 음악축제, 문예지 발간과 다양한 예술·문화 동아리를 지원하겠다. 학생들을 위한 정책 변화도 중요하지만 그 학생들이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사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문용린 후보는 "학교라는 공간은 행복을 위한 습관, 행복을 위한 소질·적성의 계발 장소로 인식돼야 한다고 본다"며 학생과 교사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 환경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명진 기자
■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안전한 먹거리에서부터 시작되죠" 친환경 무상급식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문 후보도 의견을 내비쳤다. "무상급식 때문에 낡은 학교시설을 개선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면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지난 3년여간 4085억원의 식재료를 전액 수의계약으로 학교에 납품하는 편법을 동원했다.
모순되게도 모든 결정은 센터가 하되 책임은 학교와 업체에 미루는 비정상적인 공급체계로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유통센터의 독점적 공급 구조를 개선하고 학교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 권장사용비율을 70%에서 50%로 완화했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교육은 안전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의 하나가 먹거리 안전이다"며 질 높은 학교급식을 위해 급식시설 현대화와 위생·안전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 왔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용린 후보는 "첫째도 둘째도 '행복교육' 실현에 앞장서겠습니다. 내실있는 공약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울리겠습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이명진 기자
■ 문 후보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행복교육' 실현 많은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무한책임을 느낀다는 문 후보는 정부의 '즉흥적 안전 처방'에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1학기 수학여행을 전면금지하는 처방을 내놓았는데, 수학여행 자체는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고 학창시절의 추억과 즐거움을 선사한다"며 "무작정 금지보다는 철저한 안전관리에 기초한 실제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급별 특색있는 테마여행이나 몇개의 학급이 서로 합심해서 단체로 여행을 떠나는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교육청 차원에서 수학여행 안전가이드를 동행시키는 방법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결국 철저한 안전교육을 통해 행복교육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문 후보는 정치화 되어 가는 서울교육감 선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채 갈수록 '자리 쟁탈전'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경력이 없어도 출마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등에 업고 이번 선거에 비전문가들이 뛰어든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도 묘수가 보이지 않는 교육에 국회의원·증권투자 전문가 등이 서울교육을 바꾸겠다고 나선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다"며 "교육정책 대결이 아니라 인기투표와 같은 인지도 대결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평생을 교육학자로서 교단에 서 온 그는 교육감은 행정가가 되어선 안된다고 피력하며 아이들과 우리나라 교육을 사랑하는 애정이 넘칠 때에 진정한 교육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의 머릿속엔 대한민국 교육의 마스터플랜이 확고하다. 출발선상에서 다시 힘차게 뛰어나갈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다.
"제가 교육감에 당선되면 앞서 말씀드린 '행복교육' 완성에 주력할 것입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으로 서로의 웃음이 끊이지 않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우리 학생들의 내면적 성장을 이뤄 공부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부터의 서울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와 서울시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교육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