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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수도권에 '위안부 기림비'...오늘 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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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5-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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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막된 미 버지니아주 위안부 기림비와 나비 형상의 벤치

 

미국의 수도권에 위안부 기림비가 세워졌다.

워싱턴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정대위)는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 '피스 메모리얼 가든'에서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번 기림비는 미국내에서는 7번째이자 미국 정부 청사 안에 세워지는 첫번째 사례이다.

워싱턴DC와 버지니아, 매릴랜드 등 미 수도권의 한인 동포들은 지난 2012년 말부터 위안부 기림비를 추진해왔다. 다만 일본측의 반발을 예상해 비공개로 진행해왔다.

실제 지난주 기림비 제막식 초청장이 배포되고 언론의 보도가 시작되자 일본 우익단체들이 인터넷 상에서 기림비 반대 서명을 추진하는가 하면 페어팩스 카운티 관계자들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는 등 조직적으로 반발해왔다.

이날 제막식을 앞두고 페어팩스 카운티는 기림비 주변에 보안 요원을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불상사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기림비는 폭 1.5m 높이 1m 정도로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에서 20만명이 넘는 여성과 어린 소녀들이 일제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 동원됐다는 내용의 동판이 들어있다.

또 이 여성들이 기본적 인권을 박탈당한 사실을 추모하고 그들의 상처와 고통을 기린다고 적혀있다.

미 버지니아 위안부 기림비에는 20만명 이상의 여성들이 일제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 동원됐다는 내용이 표기돼 있다

 

기림비 양쪽 옆에는 나비 모양의 벤치가 놓여져 있다. 나비는 고통과 인고의 시간을 거쳐 자유로운 비상을 이룬다는 점에서 정신대 할머니들의 상징이다.

페어팩스 카운티 소속 헌든시의 그레이스 울프 시의원은 "미국에서 정부 청사 안에 기림비가 들어서는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이곳 주민과 학생들에게 전쟁중 성폭력과 여성 인권 유린의 실태를 잘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제막식에는 10대에 하교길에 일본군에 끌려가 강제로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던 강일출 할머니(86)가 참석해 의미를 더 했다.

강 할머니는 기자와 만나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야했지만 꼭 오고 싶었다"면서 "과거 아픔을 잊지 말라고 이런 곳(기림비)을 만들어 주니 참 고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얼마나 일제 36년간 고통을 받았느냐, 일본은 왜 우리한테 한 일들을 모르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할머니는 특히 "나는 어린나이에 부모님께 말 한마디 못한 채 끌려가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졌다"면서 내가 당한 것 같은 일은 앞으로 절대 다시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 맞춰 페어팩스카운티 행정위원회는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성명을 공식 발표했다. 또 지난 2007년 연방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 의원의 축하 메시지가 동영상으로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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