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 겸직은 잘못
- 안대희 전관예우 몰랐다면 문제, 알고서 그랬다면 더 문제
- 박근혜 정부, 인사 원칙, 기준 없어
- 민정수석실 인사는 잘못, 검사들 있는 사정기관
- 중앙인사위, 인사 수석실 등 시스템 정비 필요
- 10만명 축적한 인사자료 MB 정부 때 어디로 갔는지 몰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29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조창현 (前 중앙인사위원장, 한양대 석좌교수)
◇ 정관용>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결국 사퇴하면서 청와대의 인사방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문회 대상 가운데 벌써 6번째 낙마고요, 박근혜 정부 들어서. 대안은 없을까요? 대안을 좀 고민해 봅니다. 제2대, 3대 중앙인사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죠. 한양대 정부혁신연구소 소장을 맡고 계신 석좌교수 조창현 교수 연결합니다. 조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창현>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입니다.
◇ 정관용> 네, 오랜만입니다. 교수님께서는 김대중 정부 후반부터 노무현 정부에 걸쳐서 2대, 3대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 하셨죠?
◆ 조창현>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안대희 후보자 사퇴 어떻게 보셨어요, 우선?
◆ 조창현> 안대희 후보자는 사실 훌륭한 법관이고 검찰, 아주 엘리트 중의 엘리트인데. 사실 국무총리는 처음부터 맞지 않는 자리죠. 맞지 않는 자리를 본인이 수락한 게 저는 큰 실수라고 봅니다.
◇ 정관용> 처음부터 맞지 않는 자리라고 하는 이유는 뭡니까?
◆ 조창현> 국무총리가 어떤 전형적인 인물이 언제든지 만든 국무총리가 있는 게 아니고, 국무총리는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자리거든요. 그러니까 이 시대에 이 순간에 국무총리가 어떤 사람이어야 되는가 하는 것은 그 시대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서 결정이 되는 건데. 지금 우리가 어떤 시대에 있습니까?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서 지금 온 국민이 침울하고 낙심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불안한 이런 시절에 안 전 대법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아주 센 칼, 범죄자를 적발하는, 그런 능력은 사실 우리가 지금 요구하는 국무총리의 형은 아니거든요. 국무총리, 이 시절에 이 순간에 필요한 국무총리는 온 국민을 끌어안고 보듬고 만져주고 위로하고 용기를 주고 북돋우고 이런 사람이 필요한데. 칼날 같은 그런 안대희 전 대법관의 그런 인성과 그다음에 전력으로 가지고는 이 시절에 맞는 국무총리의 상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인사죠.
◇ 정관용> 그 지적도 국민을 끌어안고 보듬고 통합해야 한다는 것도 맞는 말씀이지만 또 한편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이른바 관피아, 이런 누적된 부패, 이런 것들이기 때문에 그거 척결에는 적합할 수 있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조창현> 그것은 본인 자신이 지금 벌써 관피아의 전형적인 인물 아닙니까?
◇ 정관용> 아하, 그렇죠.
◆ 조창현> 그렇죠. 법피아라고도 그러는데. 사실은 그 양반이 전관예우로 인해서 지금 16억 원이라는 돈을 5개월 동안에 번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본인이 처음부터 사양을 했어야죠.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그건.
◇ 정관용> 그런데 그 짧은 기간에 16억, 22억 이런 수임료를 받았다는 것을 청와대의 인사 검증팀에서 알았을 것 아닌가요? 몰랐다면 그것도 문제 아닌가요?
◆ 조창현> 몰랐다는 것도 문제고 알면서 했다면 더 문제고요. 문제는 청와대의 인사 원칙과 인사 기준이 없다는 겁니다. 그것이 내가 처음부터 박근혜 정부가 시작할 때부터 지적한 문제가 바로 그거예요. 지금 정부의 인사라고 하는 것은 옛날에 생각했던 그런 어떤 일정한 자격을 가지면 그런 자격을 가진 사람, 무슨 자리에 갖다놔도 할 수 있다. 그런 시절이 아닙니다, 지금은. 독재시대가 아니거든요. 지금은 민주화 시대고 우리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교육을 많이 받고 신문과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IT선진국 아닙니까? 이런 국민들에게 새로운 인물의 전형이 나와야 되는데. 지금 임명하는 사람은 옛날 그런 곧이 곧대로의 유형에 맞는 인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과 이게 소통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네. 그건 인사 시스템에 들어가기도 전에 먼저 원칙과 기준의 문제로군요.
◆ 조창현> 그렇습니다. 콘셉트, 말하자면 개념이 없어요. 지금 21세기 후반의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국무총리 상이 무엇인가? 거기에 대해서 지금 청와대가 전혀 개념을 못 가지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러한 원칙과 기준, 개념의 문제라면 그건 바로 또 대통령의 직접적 문제겠군요.
◆ 조창현> 그렇습니다. 대통령께서 그걸 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에요. 대통령은 여러 가지를 하셔야 되기 때문에. 인사 문제만 하더라도 인사전문가들이 정말 거기에 따라 붙어서 대통령에게 올바른 진언을 해야 되는데. 지금 청와대에 인사전문가가 누가 있어요? 아무도 없어요. 인사전문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부 옛날에 그냥 관료하던 사람들이 가서 인사란 모든 것을 누구든지 다 할 수 있다, 이런 관념 하에서 그냥 장관급 하던 사람은 총리도 할 수 있고. 고시에 합격해서 몇 년 있으면 장관도 할 수 있고. 이런 개념으로 사람을 쓰기 때문에 지금 자꾸 낙마가 나오는 겁니다.
◇ 정관용> 지금 청와대 내에 김기춘 비서실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시스템은 어떻게 보십니까?
◆ 조창현> 그거 잘못된 거죠. 잘못된 겁니다. 인사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 대통령제를 취하고 있는데 그 원형을 보면 미국입니다. 미국에는 화이트 하우스에 인사실이라는 게 따로 있습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사람, 국가 공무원이 아니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이라든지 국무총리라든지 혹은 공공기관의 장이라든지 이런 사람들에 대한 임명하는 기구가 따로 있어야 돼요. 그래서 그 기준에 따라서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하는 원칙도 없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수작업을 할 수 있는 스태프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청와대 비서실장이 얼마나 일이 많겠어요. 안보 문제라든지 혹은 무슨 예산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 국회의 관계라든지. 일이 많으신 분이 인사까지 언제 그걸 다루겠어요. 그러니까 그냥 밑에서 올라오는 것을 그분이 그냥 처리하는데. 밑에서 올라올 때 청와대에 지금 인사실도 없거든요. 그 정책기획실인가 하는 분이 있는데. 그 사람이 정책 기획을 하지, 인사전문가도 아니거든요.
◇ 정관용> 민정수석실에서 일단 1차 인사 기획을 하는 것 아닌가요?
◆ 조창현> 민정수석실이 인사를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에요. 민정수석실은 원래가 그게 일종의 사정기관이거든요, 그게. 그렇기 때문에 거기엔 전부 검사들이 가 있는데. 이 사람들은 그런 의미에서 사전에 통합할 수 있는 사람들은 다 정무직에 자격이 있는 걸로 그렇게 간주해서 추천을 하는데. 그것이 전연 국민의 요구와 맞지 않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럼 청와대 내에 과거 노무현 정부 때에 인사수석실이 있었잖아요.
◆ 조창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 조창현> 인사수석실이 있는데 거기도 이제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앙인사위원회가 445명의 직원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약 10만 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10만 명에 대한 그 이력데이터를 가지고 청와대에서 이렇게 누구를 알아봐 달라 그러면 우리들이 금방 검색을 해서 올립니다. 그러면 청와대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해서 그 사람들을 판단해서 조사를 시켜서 나중에 추천을 하고 임명을 하고 그러거든요. 그런데 그걸 다 없애버렸어요. 지금 인사위원회도 없어져버리고 인사수석실도 없어져버리고 정무실도 별로 지금 역할을 못 하고. 결국은 민정실에서 하는데 민정실은 전부 검사들이 앉아 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까 말씀하신 인사수석실이 청와대 내에 있고. 또 중앙인사위원회는 별도의 부처로 하나 존재를 하고. 이렇게 되면 사실은 2중, 3중의 검증과 체크가 되겠네요?
◆ 조창현> 그렇습니다. 될 수밖에 없죠. 제가 6년 동안 인사위원장을 하면서 많은 대통령 임명 후보자에 대한 우리가 추천권이 있기 때문에 다른 데 특별히 대통령 비서실장이 무슨 무슨 자리를 추천해라 그러면 제가 전부 검색을 해서 추천을 합니다. 복수적으로. 그럴 때 내가 예를 들면 이 사람 안 되겠다 하는 사람도 제가 청와대에 안 되겠다 하면서 보내거든요
◇ 정관용> 의견까지 달아서?
◆ 조창현> 네, 의견까지 달아서. 그런데 결국 그 사람이 대통령이 지명을 했는데 일주일도 못 가서 낙마를 했어요.
◇ 정관용> 그런 사례가 있었어요?
◆ 조창현>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누구라고는 내가 얘기를 못 하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2중, 3중 검증을 해도 국민의 기대의 수준에는 맞지 않는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신대로 중앙인사위원회에서 일단 자료를 검증하면서 또 의견을 붙이니까 1차 스크린이 되고.
◆ 조창현> 되죠.
◇ 정관용> 그다음에 인사수석실에서 나름대로 2차 스크린을 할 거고.
◆ 조창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 대통령과 함께 비서실 전체가 또 3차 검증을 하지 않겠습니까?
◆ 조창현> 그렇습니다, 네.
◇ 정관용> 필요하면 그 당시에 또 민정수석실에 의뢰해서 다른 조사도 하겠죠, 그렇죠?
◆ 조창현> 네.
◇ 정관용> 이렇게 해야 되는군요?
◆ 조창현> 그렇습니다. 그런 민정수석실은 사실은 사정 관계적 차원에서 검증을 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의 적극적인 그런 긍정적인 시각에서 볼 때의 총리라든지 장관의 역할은 사실은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안 됩니다. 정무적 판단에 의해서 해야 되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과거에 그 인사위원장하실 때 사정적 접근이 아니라 자료를 스크린해서 이 사람은 부적절하다라는 의견을 붙이신 사례가 있었다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조창현> 많이 있습니다, 제가.
◇ 정관용> 그럴 때는 그러면 사정적 접근이 아니라 어떤 차원에서 부적절하다 적절하다를 판단하셨던 거예요?
◆ 조창현> 제가 하는 것은 그 시점에 있어서 그 자리가 요구하는 자격 기준이죠.
◇ 정관용> 시대적 요구에 맞느냐?
◆ 조창현> 시대 혹은 국민은 어떤 사람을 원하느냐. 예를 들면 교육부총리를 어떤 사람을 시켜야 될 것인가. 대개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총장하면 교육부총리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국가의 지위라고 하는 것은 그 순간에 있어서 국민들이 원하는 일을 어떻게 해 낼 것인가 하는 것이 결국은 자격 기준이 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구체화시키지 못하고 일반적 상식에서 장관을 지냈다든지 차관을 지냈다든지 혹은 대법관을 지냈기 때문에 이 사람은 무엇이든지 청렴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고서 추천하는 것은 그것은 전연 맞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무적인 자리이기 때문에, 이 자리가.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렇게 중앙인사위원회가 있고 또 인사수석실 같은 게 있고, 이렇게 하면 인사하는데 시간도 단축되겠네요.
◆ 조창현> 평소에 우리 들이 10만 명에 대한 인사 데이터를 갖고 있습니다.
◇ 정관용>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까요, 그렇죠?
◆ 조창현> 제가 그때 당시에 처음에 가니까 2만 5000밖에 없는 걸 갖다가 제가 6년 있는 동안에 10만으로 늘렸고 거기다가 살을 붙였어요. 과거에는 이력서 밖에 없던 것을 전부 신문 조사를 해서 신문에 나는 가십을 다 거기다 집어넣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제가 개인적 인터뷰까지 다 시켰습니다.
◇ 정관용> 그 자료는 지금 어디로 넘어가 있습니까?
◆ 조창현> 모르겠어요. MB정부에서 중앙인사회를 갖다가 행정안전부로 통합을 하면서 모든 자료가 지금 어디 가 있는지 저는 알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지금 안전행정부가 인사에 관여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사실.
◆ 조창현> 그냥 그 사람들은 원래 인사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거든요. 주로 내무 행정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방에 있는 무슨 부지사를 했다든지 혹은 부시장하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 장·차관하고 있거든요.
◇ 정관용> 잘 알겠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 조창현> 네.
◇ 정관용> 어쨌든 인사의 원칙과 기준, 개념이 우선 선행되어야 한다. 이건 대통령의 몫이다. 이 말씀이시고.
◆ 조창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다음에 시스템 확 바꿔야 한다는 얘기로군요.
◆ 조창현> 그렇습니다.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조창현> 네.
◇ 정관용> 한양대 정부혁신연구소장이십니다. 한양대 조창현 석좌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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