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사퇴를 발표했다.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와 관련한 비난 여론에 밀려 결국 사퇴했다.
지난 22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지 엿새만이다.
안 후보자는 "여러모로 부족한 자신이 국무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후보직 사퇴의 뜻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변호사로 벌어들인 수입이 무려 16억 원에 달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던져주었다.
안 후보자는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 수사 시절 국민검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대법관 시절 가장 적은 재산을 신고해 청빈 이미지까지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신과 강직 청렴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던 안 후보자가 5개월 동안 수임료로 16억원을 벌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많은 국민들이 배반감을 느낀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자는 대법관 퇴임 이후 변호사 활동으로 늘어난 재산 11억여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여론이 호전되지 않자 후보직을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
총리 후보자의 사퇴는 청와대의 사전 인사 검증의 부실과 도덕성 결여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비서진의 책임이 크다.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기에 앞서 철저하게 검증할 책임이 있다.
공직자 검증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 재산 검증이다.
특히 법조 출신 공직자의 경우 전관예우 여부를 살펴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이미 이명박 정부시절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7개월간 7억7,000만 원의 수입을 올려 낙마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 비서진이 안 후보자의 거액 수임료를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다. 만약 몰랐다면 정말 무능하거나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청와대 비서진이 안 후보자의 거액 수임료를 알면서도 총리 후보로 추천했다면 도덕 불감증에 빠져있고 국민의 정서를 전혀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은 안 후보자와 같은 검찰 출신으로 대법관까지 마친 경력이라면 그 정도 받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청와대는 안 후보자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면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 개조를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청와대 비서진은 잘못된 인사검증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차질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을 일신하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이번 안대희 후보자의 사퇴 파동은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 적폐 해소에 앞서 국민의 정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청와대 비서진부터 전면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