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윤성호 기자)
여야가 6·4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각각 청와대발(發) 인적쇄신에 이은 '민심 달래기' 대(對) '세월호 심판론'으로 대격돌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여당 후보의 지지율이 회복세로 돌아선 가운데 야당은 '눈물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여야는 23일 박근혜 대통령의 총리 인선 등을 두고 맞붙었다. 새누리당은 '국민의 마음을 읽는 인사'라며 적극 옹호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왕(王)실장을 위한 인선'이라고 깎아내렸다.
새정치연합은 인선 비판과 함께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드릴 때가 됐다"는 언급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눈물만 보이고 국민의 피눈물은 보이지 않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고 나선 건 박 대통령의 지난 19일 대국민담화 이후 여당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른바 박 대통령의 '눈물 효과'이다.
중앙일보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여야 수도권 후보 전원의 지지율이 동반상승했다. 특히 여당 후보들의 하락세가 대부분 진정되면서 부동층은 줄었다.
이와 더불어 세월호 참사 이후 급락했던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지지도도 반등했다. 한국갤럽의 5월 셋째주 정례조사(성인 1,204명 대상으로 19일부터 22일까지 휴대전화 RDD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포인트)에서 '박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8%로 전주 대비 2%포인트 올랐다.
더구나 박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주 초 새 국정원장과 안보실장을 임명하고 추가 개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위기 국면을 고강도 인적쇄신으로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이다.
여권의 이런 공세에 맞서 야당은 '세월호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세월호'라는 명확한 전선 아래 '국민'과 '안전'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전혀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야당은 이런 기조 아래 당초 예고한 대로 대통령까지 포함된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강조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국정조사특위는 26일 구체적인 조사, 범위, 대상, 기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대대적으로 공세를 한다고 해서 야당 입장에서 '깜짝 카드'를 내밀며 반격할 수는 없다"며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민들의 슬픔을 달래는 동시에 야당다운 모습으로 지지를 호소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