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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통화만 됐더라도 살릴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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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 시스템 마련하고 시범운영 했어야


문00 (주유소 동료, 119 최초신고자)
-119 불통 때 심장 뛰고 있었다, 심폐소생술 시도
-5분 가량 기계 신호음만 반복
-소방방재청에 전화해서야 구급차 출동해
-안타까울뿐, 한 사람의 실수 아닌 시스템 문제

제진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겸임교수)
-소방서 신고체계 일원화 과정에서 벌어진 일
-가상 신고데이터 입력 과부화가 서버 다운시켜
-보조 시스템 마련하고 시범운영 했어야
-하드웨어 관리한 KT의 책임관계 따져봐야
-늘 사고에 대비하는 원칙주의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5월 22일 (목)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문00 (주유소 동료, 119 최초신고자)
제진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겸임교수)


(자료사진)

 

◇ 정관용> 엊그제입니다. 지난 20일 경기도 일대에 119 전화망이 9분 동안 불통이 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심장질환으로 쓰러진 60대 주유소 직원이 구급차를 기다리다가 그만 숨졌습니다. 그런데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119 신고 일원화 시스템 구축하는 과정에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서 불통된 거랍니다. 먼저 최초 사고를 신고한 주유소의 동료직원을 연결합니다. 여보세요?

◆ 문00> 네, 여보세요.

◇ 정관용> 동료께서 어쩌다가 갑자기 쓰러지셨어요?

◆ 문00> 저녁때 주간 근무자하고 야근 근무자하고 교대하는 시간이 있어요. 주간이 끝나면 야간이 들어올 거 아닙니까? 거기서 저녁식사를 했어요. 주유소 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다 끝나는 것 같았는데, 그때 식사가 끝나시고 갑자기 쓰러지시더라고요.

◇ 정관용> 평상시 원래 심장질환을 갖고 계시던 분인가요?

◆ 문00> 네, 쓰러진 것은 한 번도 못보고 원활하게 일을 했는데, 심장약은 드시고 계셨어요.

◇ 정관용> 그래요. 그런데 쓰러지시고 나서 전혀 움직임이나 미동도 없었습니까?

◆ 문00> 네. 미동도 없고 얼굴을 때려도 눈만 돌아가고. 심장은 돌아가는데 아무 반응 같은 것도 없더라고요. 푹 쓰러진 게 아니라 의자에서 뒤로 젖혀져서 눈이 돌아간 상태였어요. 그래서 우선은 바닥에 눕혀 놓고, 몸을 받치고 눌러주는 거. 심폐소생술을 한 거죠.

◇ 정관용> 심장을 누르는 거 말이죠? 심폐소생술.

◆ 문00> 네. 그걸 하느라고 하고...

◇ 정관용> 그때 아무튼 쓰러지신 직후에는 심장은 뛰고 있었다, 이거죠?

◆ 문00> 네. 심장은 아주 강하게는 아닌데. 작게, 미약하게 뛰고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심폐소생을 하니까 조금씩 나아지던가요? 그냥 변화가 없던...

◆ 문00> 네, 처음에는 침도 막 뱉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우선은 한쪽에서는, 한 사람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한 사람은 입에다가 물고 막 때리고. 저는 그때 전화를 걸은 거죠.

◇ 정관용> 전화 걸었던 시각이 몇 시였습니까?

◆ 문00> 그때가 경황이 없는데, 지금 이렇게 핸드폰 유추해 보니까. 7시 한 40분, 39분서부터 제가 일반전화, 우리 주유소 전화로 한 거예요. 그런데 그걸로 한 2, 3분을 한 것 같은데. 저는 119가 통화가 안 된다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전화기가 망가진 줄 알았어요. 그래서 다시 제 전화기를 잡고서 전화를 계속 하다가 5분 정도 시간이 소요가 된 거죠.

◇ 정관용> 휴대전화기로 다시 또 했다, 이거죠?

◆ 문00> 네, 휴대전화기도 하고, 너무 답답해서 마지막에는 112에다 한 거예요. 119가 통화가 안 된다고.

◇ 정관용> 119에 전화했더니 어떤 음이 들리던가요?

◆ 문00> 119의 기계음이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119 신고 접수 중입니다. 119 신고 접수 중입니다.’ 여자 기계음이 계속 반복적으로. 1분을 들어도 그 음이고 2분을 들어도 그 음이에요.

◇ 정관용> 그래서 112로 전화를 하셨더니 112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 문00> 112에서는 알았습니다 하면서 바로 출동을 하겠다고해서 119에서 출동이 된 거죠.

◇ 정관용> 112에서 소방본부 쪽으로 연락을 한 모양이군요.

◆ 문00> 아니죠.

◇ 정관용> 그럼요?

◆ 문00> 그때 너무 시간이 넘어가니까 심폐소생술을 하던 분이 너무 전화 통화가 안 되니까 소방방재청에다 해야 된다고 해서 직접 전화기를 가지고 소방방재청으로 한 거죠.

◇ 정관용> 소방방재청 전화번호를 문의해서?

◆ 문00> 그렇죠. 문의를 했는지는 어쨌는지는 모르겠는데. 제가 112에 신고할 쯤에 과장님은 소방방재청으로 전화를 하셨더라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래서 구급차가 몇 시에 왔어요?

◆ 문00> 구급차가 바로 왔어요. 우리 주유소에서 소방서가 그렇게 멀지 않아요. 소방방재청에서 연락이 돼서 경찰관들도 빨리 오고 소방관들도 빨리 왔어요. 연락이 된 다음부터는 빨랐는데, 문제는 119에 연락이 안 됐을 때 그때가 문제였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소방방재청으로 연락이 된 것도 아마도 처음 전화하신 7시 39분으로부터는 한 10분 정도 흐른 것 같고요. 그렇죠?

◆ 문00> 네.

◇ 정관용> 그리고 전화를 받은 후에 도착했으니까 한 15분 정도 후 그때쯤 도착했겠군요.

◆ 문00> 글쎄요. 우선 거의 쓰러지시고 10분 지난 건 맞고요. 그러고 나서 경찰관들이 와서 119도 왔고. 그런 게, 온 거는 불과 한 2분... 전화 끝나고 나서 바로 온 것 같아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처음 7시 39분 전화했을 때 통화만 됐으면 바로 2분 후에 도착하면 살릴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 문00> 그렇죠. 저도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일 다 끝나고 나서 119민원실에다 전화도 한번 해 봤어요. 왜 이렇게 통화가 안 되냐고 하소연을 해 봤는데. 거기서는 잘못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그게 시스템이 잘못이지, 한 사람의 소방관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 정관용> 어이가 없습니다. 참 더더욱 마음 아프시겠네요. 말씀 고맙습니다.

◆ 문00> 네.

◇ 정관용> 전문가 한 분 연결합니다. 직접 일선 소방서장까지 역임하셨던 분인데.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제진주 겸임교수입니다. 교수님?

◆ 제진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게, 왜 이런 일이 벌어집니까?

◆ 제진주>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제가 퇴직한지 오래됐습니다마는, 한때 공무원이었던 사람 처지에서 마음이 착잡하고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듭니다. 그런데 내용을 제가 확인해 봤더니. 옛날에는 소방서별로 119 신고를 받아서 출동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대규모 사고가 생길 때 한 소방서에서만 신고를 받으면 옆의 소방서에서도 출동이 가능한데 서로 연락하는 것이 시간이 걸리니 본부에서 통합하면 신속하게 많은 소방력이 출동할 수 있게되니 아주 효율적이 됩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소방본부에서 한 번에 신고를 받는 걸로 시스템이 다 구축이 됐는데요. 이번에 경기도에서는 제일 마지막으로 경기도 서부지역에 있는 9개 소방서의 119 신고 시스템을 본부로 다 합치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제 앞으로는 신고를 잘 못 받아서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렇게 합치는 작업은 할 수는 있는데. 그런데 어떻게 불통이 되냐, 이 말이죠.

◆ 제진주> 그러니까 합치는 작업을 하면서 상황을 확인해 봤더니 KT에서는 119가 동시에 무지하게 많은 신고가 들어가면 부하가 걸릴 수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네.

◆ 제진주> 그래서 그러한 폭주에 대비해서 가상 데이터를 대량 입력을 해서 테스트를 하는 중이었답니다. 그런데 가상 데이터가 컴퓨터 서버에 부하가 많이 걸리면 일시적으로 컴퓨터가 다운되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렇죠.

◆ 제진주> 그것처럼 신고 받는 기능이 다운이 됐다는 겁니다. 데이터 폭주에 대비해서 가상 데이터를 대량으로 입력을 하니까.

◇ 정관용> 그런 실험을 그냥 막무가내로 해도 되는 겁니까? 원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 제진주> 백업 시스템을 둬서 본부에서 신고를 못 받으면 소방서에서 받을 수 있도록 준비 시켜놓고 본부에서 실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제진주> 그리고 실제적으로 본부에서 119 신고를 받는데 신고 장애 시에는 자동적으로 소방서에서 신고 받을 수 있도록 연결되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그 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심도 있게 대비를 못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저희 제작진이 KT쪽 입장을 들어보니까 KT 쪽은 KT는 시스템 구축만 담당할 뿐이고 실제 그 시스템을 운영은 경기 소방재난본부에서 담당한다, 이렇게 답변을 했는데.

◆ 제진주> 그렇죠.

◇ 정관용> 책임이 경기 소방재난본부에 있는 겁니까?

◆ 제진주> 운영은 경기 소방재난본부에서 당연히 담당하죠. 그런데 시스템에 대한 유지, 보수나 이런 것은 KT에서 해야 되거든요. 운영만 소방본부에서 하는 것이고 모든 기계적인 하드웨어적인 측면은 KT에서 제공하는 것이니까. 이번은 하드웨어의 사고거든요, 지금. 그렇다면 제가 제 입으로 어디 잘못이라는 말씀을 난처하지만. 운영의 문제가 아니라 하드웨어가 다운된 거니까 하드웨어를 관리하는 데에서 책임이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하드웨어를 관리하는 KT 측에서 어쨌든 가상 데이터 입력 실험을 한다면 그것을 백업으로 하도록 한다든지 등의 운영 책임은 경기 소방재난본부에 있는 것 아닌가요?

◆ 제진주> 운영체계라는 시스템도 책임관리가 어떻게 되는지 확실한 것은 한 번 책임관계를 밝혀볼 필요는 있겠습니다.

◇ 정관용> 당연히 밝혀야죠.

◆ 제진주> 당연히 밝히고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죠.

◇ 정관용> 참. 재발방지를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말씀만 주시면?

◆ 제진주> 원칙. 이번에 그 세월호 사건도 매뉴얼이 없어서 생긴 것이 아니라 사람이, 관리의 문제가 잘못된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 제진주> 마찬가지로 이 신고 시스템에 있어서도 첫 번째 기계적인 결함도 간혹 생길수도 있겠지만 시스템을 충분히 마련해 두면 해결될 것이고. 그다음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연구를 하는 게 중요하죠.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안 생긴 사고지만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백업 시스템을 두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제진주>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이번에 KT 또 경기 소방재난본부. 책임소재가 어디 있는지 명확히 밝혀야 할 것입니다, 우선. 그다음에 매뉴얼이 많이 있으면 뭐합니까? 제대로 운영되도록 사람이 관리하는 것 필요하다는 지적 말씀까지 들었습니다.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제진주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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