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민.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최근 프로야구에 신인들이 사라졌다. 물론 중고 신인들은 있었다. 2007년 임태훈(두산) 이후 중고 신인들이 신인상을 휩쓸었다.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프로에 첫 발을 내딛는 이른바 순수 신인들을 1군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지난 3월30일 고졸 루키 임지섭(LG)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2006년 류현진(LA 다저스, 당시 한화) 이후 8년 만에 나온 고졸 루키의 데뷔전 선발승이자, 역대 네 번째였다. 그리고 지난달 13일에는 또 다른 고졸 루키 하영민(넥센)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챙겼다.
일단 임지섭은 현재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는 중이다.
반면 하영민은 1군에서 계속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그리고 염경엽 감독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일 한화전에서도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사실 넥센은 선발진이 정상이 아니다. 브랜든 나이트는 헨리 소사와 교체됐고, 문성현과 오재영은 평균자책점이 8점대다. 염경엽 감독이 구상했던 로테이션에서 앤디 밴 헤켄만 제대로 버텨주고 있다. 그럼에도 23승15패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하영민의 등장 덕분이다.
염경엽 감독은 "사실 하영민이나 금민철은 5~6월로 준비를 했는데 4월로 당겼다"면서 "하영민은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 갈 수록 좋아지고, 희망적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신인 특유의 패기가 있다. 맞을 때는 맞더라도 씩씩하게 가운데로 공을 꽂는다. 염경엽 감독이 하영민에게 계속 기회를 주는 이유다. 덕분에 24⅓이닝 동안 볼넷은 9개만 내줬다. 9이닝으로 환산하면 평균 3.33개로, 김광현(SK), 이재학(NC) 등 내노라하는 에이스보다 적은 수치다.
염경엽 감독도 "일단 멘탈이 좋다. 싸움닭 기질이 있다"면서 "살만 좀 찌면 정민철 한화 코치(통산 161승 평균자책점 3.51) 같은 투수가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