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남중국해 원유시추를 놓고 중국과 베트남이 극한 대치를 계속하는 가운데 베트남의 상당수 사이트가 중국인들로 추정되는 해커들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 신문 뚜오이쩨는 인터넷 보안업체 관계자의 말을 빌려 8일부터 11일까지 중국인을 자처하는 해커들이 지방정부 사이트 6곳을 포함해 모두 220여 개 이상의 베트남 사이트를 공격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들 사이트는 대부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나 화면 변조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커들은 중국인임을 시사하는 메시지와 베트남의 남중국해 주권을 묘사하는 이미지를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관측통들은 대규모 해킹 공격이 중국의 분쟁도서 석유시추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최근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부근 해역에 초대형 원유시추 설비를 들여와 베트남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보안 전문가들은 이번 해킹이 중국의 원유시추 논란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보안업체 BKAV의 응오 뚜언 아잉 회장은 이와 관련해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면서 "해커들이 남긴 메시지 외에는 해킹 공격의 배후를 중국인 해커들이라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인터넷 보안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도 냉정을 유지, 성급한 대응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인터넷 보안전문가 응웬 홍 푹은 중국인 해커들이 대규모 공격에 나서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대응책을 갖고 있지 않다면 베트남의 인터넷 시스템이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트남의 사이버 보안역량은 최근 수년간 발전을 거듭해왔으나 일부 지역 웹사이트는 여전히 적잖은 취약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