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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눈물의 영상편지 "엄마로 살게 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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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추모제에서 단원고 2학년 4반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어머니는 1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편지를 다시 낭독했다.

어머니는 "네가 내 아들이 되어줘서 고맙다"며 "마지막 1명까지 돌아와주길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힘을 좀 내줄래"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무보 가정서 6년간 동생 돌보던 동혁 군은 부모님의 재혼으로 행복했던 나날들을 보내왔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동혁 군은 세월호 침몰 후에 선실의 모습을 처음 공개한 15분짜리 동영상에서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라는 메시지를 남긴 학생이다.

 



■ 단원고 2학년 4반 고 김동혁 군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전문

내 아들 김동혁에게

사랑하는 내 아들 동혁아. 2년 전 세상에 지치고 힘들어하던 너희 아빠를 통해 너와 네 동생을 만나 단조롭고 조용하던 엄마의 일상은 많은 변화를 가지고 왔어. 외롭고 기댈 가족이 많지 않았던 너에게, 외할머니, 외삼촌, 이모들이 생기고, 든든한 형이 생겨서 너는 아주 뿌듯해하며 우리 가족 모두는 표정부터 달라졌었지.

친구도 많이 없어서 집에만 있던 너가, 행복해하는 가족들의 기원 아래 단원고 착한 친구들을 사귀고, 만화 그리기를 하며 친구들과의 시간을 엄마에게 전해줄 때, 아빠는 늘 너를 응원하며 진짜 행복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었어. 너랑 함께 먼길 떠난 너의 제일 친한 친구, 순영이, 하용이, 윤수, 종영이, 그리고 그렇게 친하고 싶다고 말했던 외국인 친구 슬라바. 모두 잘 지내니?

전원 구조됐다는 보도에 너가 갈아입을 옷을 걱정하며 진도로 내려갔던 엄마와 아빠. 하지만 3일 밤낮을 기도만 하던 너의 착한 아빠는 이제 더 이상 생존의 희망보다는 너를 빨리 찾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팽목항과 진도 체육관을 동분서주했었어.

앉아서 기다리기엔 절차와 날씨와 기술로 좋지 않은 구조체계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게 아빠의 마음이었어. 23일 새벽 MP3와 나타난 너의 시신을 보며 엄마와 아빠는 또다시 비통하고, 그 순간에도 널 찾은 것이 아직 찾지 못한 부모님들께 너무 죄송했단다. 너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좋은 추억 만들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말했던 아빠는 입을 찢고 싶은 분노로 괴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

자는 듯이 이쁜 모습으로 부모님 품에 돌아와줘서 너무 고마워. 내 아들.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고통스러웠니. 구조를 믿고 기다리다 침수됐던 너와 너의 그 많은 친구들에게 엄마가 어떻게 하면 용서를 구할 수 있겠니.

“엄마 아빠 사랑해요 내 동생 어떡하지?”라고 마지막… 영상으로… 남긴 생때같은 내 아들아 너무 고맙다. 너가 내 아들이 되어줘서 그리고 앞으로 평생 단원고 2학년 4반 7번 김동혁의 엄마로 살게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

용접공으로 20년 넘게 살아온 착한 아빠를 자랑스러워했던 너. 동혁아,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힘을 좀 내줄래. 마지막 한 명까지 친구들 어떤 모습으로든 엄마 아빠한테 돌아올 수 있게 너희들이 좀 도와줘.

동혁아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세금을 내고 묵묵히 일자리에서 소시민으로 살아왔던 너와 친구들의 엄마 아빠가, 너희들의 희생이 제발 헛되지 않길 강렬히 원하고 있어. 내 동생이. 그리고 이 땅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놓고 여행 다니고, 마음 놓고 내 나라를 자랑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길 멀리서 응원해주길 바라.

내 아들 김동혁, 너가 가장 힘든 시간에, 너와 함께해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너가 걱정했던 너의 여동생, 너의 착한 아빠, 꼭 이 새엄마가 지켜줄게. 동혁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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