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사망자와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의 비교 논란과 관련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9일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과 KBS 사장의 공개사과, 보도국장 파면 등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 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광범위하고 섬세한 유가족 지원 대책이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미국의 교통 안전 전문가가 지적했다.
제이미 핀치 전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가족국장은 9일(현지시간) 의회 전문지 '더 힐' 기고문을 통해 "아시아의 많은 국가들이 대형 참사가 발생할 경우 유가족의 요구 사항을 해결해 줄 최소한의 지원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과 세월호 사고에서 유가족들의 슬품과 분노를 예로 들었다.
핀치 전 국장은 "NTSB 국장 재직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나 소지품을 잘못 다뤘을 때 유가족들이 얼마나 슬퍼했는지를 지켜봤다"면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학생들의 시신이 뒤바뀌면서 가족들은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지난 1994년부터 1996년까지 540명의 인명을 앗아간 4개의 대형 참사가 있었다"면서 "한국과 말레이시아 처럼 당시 미국 긴급대응팀도 유가족 지원과 관련한 조직과 협력체계, 심지어 동정심 마저도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핀치 전 국장은 그러나 "1996년 유가족 지원법이 의회를 통과한 이후 교통안전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유가족 지원 프로그램이 설계됐고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물론 유가족 지원 프로그램이 실종된 항공기를 찾거나 세월호 선장의 범죄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과 한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구하고 있는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 전략에는 사려깊은 긴급대응 프로그램도 포함돼야 하며 유가족 지원을 긴급대응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