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21일째인 지난 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남동리 진도항 등대에서 생전에 사주지 못 한 축구화가 맘에 걸린 실종자 가족이 새 신에 두 손을 올려놓고 통곡하고 있다. 윤성호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도 이제 3주가 지났다. 실종자는 아직도 30여 명에 이른다. 그동안 각종 공연과 축제, 문화행사들이 줄줄이 취소·연기됐다. ‘가정의 달’ 5월에 들어 있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기념행사도 대부분 취소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문화시설 이용과 관광 분야 등 관련 서비스업이 둔화하고 있고, 국내 경제의 민간 부문 회복세도 공고하지 못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올들어 처음 감소하는 등 주택경기가 다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신용카드 승인액도 감소세를 보이는 등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내일(9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긴급 민생대책회의를 연다. 세월호 참사에 따른 경제 여파를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는 계약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운송·숙박·여행업체와 진도·안산 등 피해지역을 위한 지원책이 마련될 예정이다.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대외경제 여건도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국의 지속적인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의 소비세율 인상,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 등이 악재라면 악재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도 1020원대까지 떨어져 수출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눈앞의 경제 여건이 안팎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한 것도 진실이다. 정부로서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만이 개인과 국가의 모든 것은 아니다. 경제성장 하나만을 목표로 달려온 대한민국의 오늘이 너무 처참하다. 가장 중요한 국민의 생명과 인권, 안전이 맘몬주의와 물신숭배에 질식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세월호 참사의 덫에 걸려 기약 없이 가라앉아서는 안 될 일이지만, 그동안 우리의 소비행태가 너무 과하고 탐욕스럽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건전한 경제활동, 건강한 사회생활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성찰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