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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크라, 조기대선 이견…동부 유혈충돌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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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서 대규모 진압 작전 예상…"양측서 30여명 사망"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세력 간 유혈충돌이 악화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해법 논의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독일은 사태 해법 마련을 위해 지난달 17일 개최한 제네바 4자 회담의 후속 회담을 열어야 한다고 제안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5일로 예정된 조기대선 등을 놓고 충돌했다.

러시아는 조기대선에 반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반면 우크라 중앙정부는 동부 유혈사태에도 대선을 강행키로 하고 동부 슬라뱐스크에 무력을 집중해 대규모 진압 작전을 예고했다.

◇러·우크라, 제네바 후속 회담 조건 제시…조기대선 놓고 충돌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 마련을 위해 지난달 17일 개최한 제네바 4자 회담의 후속 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독일의 제안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제 조건을 달았다.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평의회(Council of Europe)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를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위협과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지원을 제거한다면 우리는 회담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회담을 열려면 모든 참석 당사자들이 실행할 수 있는 합의가 이뤄져야만 한다면서 "그러나 최우선 과제는 우크라이나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제네바 회담에서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등 4개 주체 대표는 이해 당사국들이 도발적인 행동을 자제하도록 하는 등 긴장 완화 조치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민병대간 충돌이 다시 격화될 움직임을 보이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 4일 제네바 합의 사항을 점검할 후속 회담을 열 것을 제안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회의 후 기자들에게 제네바 후속 회담 개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 내 친 러시아 세력을 회담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반대하는 측도 포함하지 않으면 새로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선거 보장 요구에 대해서는 "자국의 국민에게 군대를 보내는 정부가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기존 합의 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아무것도 실패한 것은 없다. 다만, 지난 몇 달 동안 만들어낸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려는 지속적인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다시 무력 충돌 위기가 고조되는 책임을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 돌렸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루퍼트 콜빌 대변인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치르는 것은 힘들다고 밝혔다.

그는 "건물이 불타고 거리에서 사람들이 살해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인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하기에 앞서 "대선을 위해 휴전할 필요가 있다"며 대선 실시를 지지했다.

◇동부 슬라뱐스크 '긴장'…"현재 양측서 30여명 사망"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이날 작전의 중심지인 동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로 병력과 화기를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슬라뱐스크 분리주의 민병대 지도자로 '인민시장'을 자칭하는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이날 러시아 뉴스전문 채널 '라시야24'(Russia 24)와한 인터뷰에서 "정규군과 국가근위대, 국가보안국 산하 특수부대, 용병 등이 슬라뱐스크로 집결하고 있다"며 "(극우민족주의 단체) '프라비 섹토르'(우파진영) 소속 무장세력도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연장포 등의 중화기가 슬라뱐스크로 옮겨져 배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부군이 슬라뱐스크의 분리주의 세력 진압을 위한 대규모 작전을 준비하는 징후로 해석된다.

포노마료프는 그러나 민병대가 정부군을 격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시내에 식량과 약품 등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민병대는 정부군에 밀려 도시 외곽에서 도심 방향으로 퇴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네츠크주 주정부는 정부군의 진압작전과 관련 이날부터 관내 초중고등 학교와 유치원 등의 수업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루 전부터 슬라뱐스크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재개된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진압 작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정부군 소속군인 4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면서 "테러리스트(민병대)들은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아바코프는 상당수 민병대 사망자가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 출신이며 체첸 공화국을 비롯한 러시아 출신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 지역 민병대 지도자 가운데 한 명인 미로슬라프 루덴코도 "일반 주민을 포함 약 30명의 민병대원이 사망했으며 이보다 2~3배 많은 대원들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오데사주 지부는 지난 2일 오데사에서 발생한 친정부 시위대와 분리주의 시위대 간 무력충돌에 따른 사망자 수가 당초 발표된 46명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앞서 발표된 사망자) 46명 외에 48명이 실종 상태이며 시내 영안실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20여 구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고 소개했다. 사망자들은 대부분 분리주의자로 알려졌다.

◇나토 사령관 "우크라 동부서 러시아 특수부대 암약"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가 특수부대를 이용해 소요 및 교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필립 브리드러브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소요 사태에 러시아 특수부대가 개입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밝혔다고 EU 전문매체 유랙티브가 이날 보도했다.

브리드러브 사령관은 전날 캐나다 오타와에서 행한 연설에서 우크라 동부 사태가 우크라이나인들만의 충돌이라는 러시아 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하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에서 수행한 전략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리드러브 사령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에서 특수부대의 활동에 대해 부인하다가 병합 후에는 인정한 것을 지적하면서 러시아는 '우크라 동부의 크림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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