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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다이빙벨 철수' 저만 납득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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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의혹 줄이기를 바랐더니 더 큰 의혹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째인 1일 오후 각종 논란 속에 뒤늦게 사고해역에 투입됐던 알파잠수 소속 다이빙벨이 또 다시 철수했다. 다이빙벨을 선적한 바지선이 전남 진도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지난 1일,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이종인 대표가 돌연 철수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날 아침, 저는 새벽 사이에 이 대표 측이 선체 수색에 성공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지나치리만큼 '마스터키' 취급을 받던 '다이빙벨'이 정말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진도항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이 대표 측이 상당한 시간을 들이고도 시신을 한 구도 찾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현장을 직접 살펴본 실종자 가족 대표들의 설명은 기대에 못 미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닻줄을 내린다더니 언딘 측 바지선에 밧줄로 묶어놨을 뿐이다", "몇 시간이고 수색할 수 있다더니 실제 수색 시간은 기존 방법과 별 차이도 없다"는 설명이 쏟아지면서 이 대표가 약속을 어겼다는 배신감이 가족들을 덮쳤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 회의에서 가족들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시신을 찾아야 하니, 이왕 투입한 다이빙벨로 수색작업에 속도를 높이도록 촉구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직후 이 대표의 다이빙벨과 바지선의 철수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오후 2시쯤 진도항으로 돌아온 이 대표는 2시간 넘게 바지선에 있다가 오후 4시에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가 내놓은 해명은 사람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대표의 해명을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선내에 진입했지만 수색에 실패했다. 수색에 실패했지만 다음에는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할 수 있지만 지금껏 수색하느라 고생한 사람들에게 할 짓이 아니다. 시신 인양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동안 고생한 수색인원이 마무리 짓도록 철수한다…

여러분은 이 뒤죽박죽 해명에 납득이 되시나요? 대체 그동안 이 대표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째인 1일 오후 각종 논란 속에 뒤늦게 사고해역에 투입됐던 알파잠수 소속 다이빙벨이 또 다시 철수했다. 다이빙벨을 선적한 바지선이 전남 진도항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이 대표는 지난달 25일과 26일 1차, 2차 투입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30일 오후 다시 투입됐던 때에도 잠수사의 산소 공급 케이블이 꼬여 20여분 만에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이날만은 이 대표가 지휘한 민간 자원잠수사들은 다이빙벨을 통해 세월호 선내에 진입해 수색 작업을 펼쳤습니다.

새벽 3시 20분에 바다로 투입된 민간 자원잠수사는 새벽 5시 15분에 철수했습니다. 수심 23m까지 잠수한 잠수사들은 4층 선미 객실 앞쪽의 출입구로 진입했습니다.

45분의 잠수 시간 중 실제 선내에 들어선 시간은 20여분. 그나마도 기존에 설치된 안내선을 정리하느라 격실은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 4~5m만 진입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실종자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겨우 단 한 차례의 수색작업을 마치고는 이번 작업이 실패라고 단정 지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표는 그 순간, 만에 하나 앞으로 자신들이 성과를 세우면 지금까지 고생한 합동구조팀에게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겁니다.

결국 이 대표는 지금까지 고생한 사람들이 곧 마무리 짓는 게 낫다고 결론을 내리고 다이빙벨과 바지선을 철수시켰습니다.

이 대표의 돌발행동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막상 다이빙벨을 내려보니 수색작업에 성공할 자신이 없어서 일찌감치 작업을 포기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유심히 살펴보면 자신의 작업이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우선 이 대표는 "새벽에 한 1차 시도에서 다이빙벨 나름대로 장점이 보여서 2차 시도부터는 뭔가 (성과가) 나오겠다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이빙벨을 이용해 수색작업에 참여한 민간 자원잠수사 김 모 씨 역시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색작업에는 문제없었고 시신 수습 등에도 아직 자신 있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대표는 그동안 합동구조단의 수색방법에 대한 자신의 지적이 아직도 옳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경·언딘 측에게) 분란 일으킨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 곤란하게 한 게 많았다. 작업 방법에 대해서 비평을 했고 잘못한 것에 대해서 밝혀내고 계속 그래 왔다"

이와 함께 '다이빙벨'이 좀 더 일찍 투입됐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거라며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초입에 투입되서 어떤 성과를 낼까 해서 가져왔던 거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늦어져서 지금까지 왔다"

게다가 다이빙벨을 이용한 자신의 수색방법은 아직도 문제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내 장비는 써봤으니까. 그 조류에도 할 수 있다는 건 나한테는 증명된 것 않나. 그래서 (합동구조단이) 이것(다이빙벨)을 빌려 쓰려면 쓰라고 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이번 다이빙벨 투입 논란에 대해서도 "혼선이라 하면 혼선이고 견제라면 견제"라고 주장하는 등 수색작업이 실패했지만 잘못된 방법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토록 자신감에 가득 찬 이 대표, 시신을 찾지 못하면 선내 진입에 성공해도 그 작업은 실패라던 이 대표입니다.

그런데 이 대표는 대체 왜 시신을 찾아달라는 부모들의 요구를 뒤로 한 채 기존 합동구조단의 체면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걸까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16일째인 1일 오후 각종 논란 속에 뒤늦게 사고해역에 투입됐던 알파잠수 소속 다이빙벨이 또 다시 철수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다이빙벨을 선적한 바지선이 전남 진도항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그동안 해경과 언딘, 해군 등으로 구성된 현 민·관·군 합동구조단은 관·관·군 합동구조단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의혹을 낳았습니다.

범대본이 매일 강조하는 대규모 구조단을 꾸리고도 사고 직후 탈출자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생존자를 구해내지 못한 점도 안타까웠지만, 불투명한 수색 작업도 문제였습니다.

거듭되는 말 바꾸기와 실종자 가족에 대한 불충분한 설명으로도 부족해 '기자들이 있으면 브리핑도, 작업도 할 수 없다'는 협박을 일삼으며 절박한 상황에 몰린 실종자 가족을 언론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기까지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파잠수기술공사와 민간 자원잠수사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는 꼭 '다이빙벨'로 불리는 남다른 성과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대표가 현장을 찾으면서 구조단의 민(民) 영역이 다양해지면 감시기능이 강해져서 실종자 가족들의 불안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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