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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진도 생활 벌써 보름…가족들 '직장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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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직장에 협조 '권고' 수준…실종 가족 "정부가 직접 줘야"

세월호 참사 13일째인 28일 오후 안산 단원고등학교 1, 3학년 학부모들이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회사 다니고 있는데요, 아내도 직장여성이고 큰 딸도…".

"개인사업자인데 지금 2주째 장사도 못했어요".

세월호 침몰사고 14일째인 29일, 진도 실내체육관 왼쪽 구석 책상에 학부모 10여 명이 길게 늘어섰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장기간 생업을 떠나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이날 고용노동부는체육관과 팽목항 현장에서 가족들과 만나 급여 관련 문의를 받았다.

지난 16일 사고 직후, 모든 생업을 중단하고 진도에서 실종된 자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가족들은 그동안 제쳐뒀던 직장 걱정에, 줄서서 자신의 차례만 기다렸다.

"오랫동안 결근했다고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겠죠?" "휴가로 처리될까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일을 안하려고 안 한 것도 아니지만 출근을 안 한 것은 엄연한 사실. 그러나 자녀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꼭 출근하겠다"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또 아무런 소득없이 이 체육관에서 마냥 시간만 보낼 수도 없는 가족들은 또다시 책상에서 한 숨섞인 질문을 이어갔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가족들에게 속시원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이 내놓는 대안은 소속 직장에 가족들의 상황을 알리고 최대한 협조를 구하는 '권고 수준'에 그칠 뿐이었다.

상담을 받던 일부 가족은 고용노동부가 제대로 된 수요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가 국가적 재난이고 실종자 가족들 중 저소득층이 많은 만큼 "국가 차원의 지원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우리는 정부에서 나왔다길래 나라에서 쉬는 동안 만큼 급여를 챙겨주는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단원고가 있는 지역에는 잘 사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아버지들은 거의 일용직으로 일하고 어머니들이 회사에 다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어머니도 정부에서 직접 급여를 지원해주는 줄로만 알았다가, 단지 소속 직장에 협조를 구하는 것일 뿐이란 걸 알게 되곤 실망스러워했다.

이때문에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고 괜히 사내에 내 처지만 알려져 좋을 게 하나도 없을 것 같다"며 접수 취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실종자 발견 시기가 늦춰지면 늦춰질수록 가족들의 생계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실종자 가족들은 장기간 결근으로 인해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고용부 측은 실종자 가족들의 급여보전, 휴가처리 등을 위해 소속 직장에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고를 당한 실종자 가족에게 실업급여를 주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대책 마련이 힘들다는 것. 그러나 이마저도 회사마다 규정이 달라 모든 가족에게 적용될 지도 의문이다.

회사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장기간 결근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는 식으로 특별 휴가를 주지 않는다면 이들 가족은 '해고' 등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들과 오래 일한 근로자라면 회사측에서 법적으로 정해진 연차 외에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강제할 수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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