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를 어떻게 인양할 것인지 아이들을 어떻게 찾아낼 건인지 대책을 내놔라."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이 사고 수습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와 관료들의 무능과 집단 이기주의적인 행태 등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유가족대책위원회는 29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오후 6시30분쯤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사고 수습 과정에서 보여 준 대통령과 정부의 진정성 없는 태도에 유가족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세월호 사고의 정확한 사고경위와 사고 발생의 진상규명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아이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사고수습에 나서한다"며 "태만하고 기형적인 조직체계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고 시신마저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들은 또 "국민들은 더 이상 아이들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유가족들에게 미안해하지 말아 달라"며 "업무성과와 밥그릇 싸움, 집단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관료집단과 교사, 교육부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각종 성금 모금에 대해서는 "유가족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성금이 모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생활재난을 당한 것이 아니다. 각계 각층의 성금 모금은 너무나 국민들에게 죄송한 일이다"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유가족들은 "다만 안타까운 마음에 성금을 하시겠다는 것이 국민들의 뜻이라면 투명성이 보장되는 하나의 창구로 모금을 해달라"며 "모금액 전액은 장학금으로 기탁하기로 중지를 모았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날 합동분향소 조문에 대해서는 "희생자 부모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위로가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 상이 아니다"라며 "국무회의 자리가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유가족대표회의는 다음달 1일 전세버스 5대를 타고 전남 진도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정부의 책임있는 사고수습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