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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대한민국의 불편한 현실을 고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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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드라마] 착하면 안 된다…착찹한 현실

 

착하고 양심대로 살면 망한다.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 연출 홍석구)의 메시지다.

'골든크로스'는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힘없고 '빽'은 없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온 보통 사람들은 당하고, 법을 유린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이동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드라마다. 최상위 계층의 비밀 모임 골든크로스의 음모와 암투는 이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극중 첫 희생양으로 내몰린 강주완(이대연)은 충실하고 신뢰받는 은행원이었다. 하지만 헐값에 은행을 매각할 수 있도록 수치를 조작하라는 은행장의 명령을 어기고 양심을 지킨 대가로 회사에서 쫓겨났을 뿐더러 사랑하는 딸까지 죽었다. 그리고 그 죽음에 대한 누명까지 뒤집어썼다.

강주완의 아들 강도윤(김강우)은 아버지 보다는 융통성이 있는 인물이다. 적어도 '사람만 좋은 아버지처럼은 안 살겠다'는 신조를 갖고, 스카이 대학 출신도 아니고 태권도를 전공했지만 죽기 살기로 공부해 권력의 핵심 검사가 됐다. 하지만 성공하기 위해 원칙을 지키며 열심히 살아왔던 강도윤도 연좌제에 발목이 묶여 검사 발령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인맥과 돈으로 상대방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마이클 장(엄기준), 서동하(정보석)는 승승장구다.

마이클 장의 집은 휘황찬란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혼자 살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넓은 대저택에는 고급 오락실을 연상케 하는 최신 게임 기기와 한정판 조립 로봇이 가득 전시돼 있다. 마이클 장의 이 같은 부는 한국의 은행이 해외 자본에 헐값에 매각될 수 있도록 돕고, 작전을 짜주면서 축적했다.

뿐만 아니라 대학동기, 술친구 등 황금인맥을 이용해 최상위 계층 사람들의 곤란한 사건들을 해결해주면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서동하 역시 마찬가지다. 서동하는 성공하기 위해 남성편력이 있는 부인을 모른 척 하고, 연예인을 꿈꾸는 어린 여자의 스폰서를 자처한다. 심지어 화를 참지 못하고 골프채를 내리쳐 이 여자를 죽이기까지 하지만, 온화한 미소의 존경받는 금융인이자 공직자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이들 캐릭터들의 설정에 힘을 더하는 것은 어디선가 본 듯한 현실감 넘치는 사건들이다. 국내 금융이 해외 자본에 잠식되는 것은 이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브로커들이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것 역시 수차례 보도된 바 있다.

여기에 국민은 '미개하다'고 생각하는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 역시 공분을 사는 요소다. 서이레(이시영)라는 열혈 검사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가 훗날 아버지 서동하의 범행 사실을 알게 됐을 때에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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