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수원과 '슈퍼 매치'를 앞두고 있는 서울은 체력을 아끼면서도 승점 3점을 챙기는 효율적인 축구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자료사진=FC서울)
체력을 비축하면서 얻은 승점 3점은 더욱 달콤했다.
FC서울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중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F조 6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서울은 주력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켰다. 승기를 잡은 후반 중반 이후에는 윤일록과 김치우, 에스쿠데로를 차례로 불러들이며 승점 3점과 함께 조 1위로 16강에 오르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더욱이 최근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6경기 만의 멀티 골에 선수는 물론, 최용수 감독까지 큰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올 시즌은 선제 실점해서 끌려가는 분위기에서 경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슈팅이 골대도 맞지 않았다"면서 "상대가 예상대로 공격적으로 나와 역습을 노렸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굉장히 의미있는 결과"라고 침착하게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 동안 결과가 좋지 않아 힘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통해 반전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선제골을 넣고 추가골까지 넣으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활짝 웃었다.
이날 서울을 상대한 베이징의 그레고리오 만사노 감독은 "서울의 수비적인 포메이션을 뚫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만사노 감독의 말처럼 이날 서울은 선수비 후역습을 베이징 격파의 열쇠로 삼았다. 수비 상황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9명이 함께 수비에 나섰고, 공격 전환 시에는 발 빠른 선수들이 배치된 측면을 주로 활용했다.
전반 43분 강승조의 선제골은 프리킥 상황에서 나왔지만 후반 12분 윤주태의 쐐기골은 그야말로 상대의 뒷 공간을 정확히 공략한 서울의 역습이 제대로 빛을 발한 장면이었다. 발 빠른 윤일록의 돌파에 이은 패스를 윤주태가 마무리하는 장면은 올 시즌 서울이 그토록 목말라하던 바로 그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