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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여의도 침묵 언제까지…"SNS 끊고 국회서 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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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 8일째인 23일 오후 경기도 안산 올림픽기념관에 마련된 단원고 희생자 임시 합동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헌화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새누리당은 세월호 침몰 사고 8일째 23일에도 공식회의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사고수습 추이를 지켜봤다. 통상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최고중진연석회의는 3주째 잇따라 취소됐다.

한 핵심 당직자는 "세월호 사고 이후 정치권에서 메시지를 내보낼 때 굉장히 신중해진 측면이 있다"면서 "괜한 말이나 행동들로 오해를 살 바에야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가 이렇게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는 하나다. 인재(人災)로 드러나고 있는 사고에 대한 발언이나 행동들로 자칫 구설에 오르고 국민적 공분을 사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실제 다수 국민들은 정치인들이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뿌리 깊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 탓이다. 그동안 국민들은 여야가 벌였던 정쟁으로 인해 희망을 얻기보다 염증과 혐오를 느꼈다.

아들이 SNS에 올린 세월호 관련 글로 곤욕을 치른 정몽준 의원. 자료사진

 

특히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정치인들의 낮은 공감 능력은 국민들에게 좌절감마저 안겨줬다. "선동꾼 행세하는 유족들이 있다"거나, "미개한 국민 감정"이라는 그들의 말은 가슴이 찢어진 피해자 가족들을 두 번 죽였다.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을 스스로가 틀어막은 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의도에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실제 공식회의, 각종 토론회, 연구모임은 물론 점심, 저녁자리까지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안산 단원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임시분향소를 조문하기로 계획했지만, 오후 늦게 취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헌화만 하고 아무 말 없이 바로 떠났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언제까지 침묵만은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의 책무 자체가 사회적 갈등을 대화와 토론으로 조정해 나가야 하는데 있다"면서 "국민 상식에서 벗어난 말을 줄여야 하는 거지, 모든 말을 금기시해선 안된다. 지금 정치인들이 해야할 말은 너무도 많다"고 지적했다.

여의도에선 침묵만이 금이 아니라는 따끔한 일침이다. 세월호 침몰 이후 드러난 허술한 조기 대응·재난대응관리체계 등 입법부에서 지적해야 할 사항은 수두룩하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국회가 언제까지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지 답답하다. SNS 등 쓸데 없는 일을 해서 욕 얻어먹을 소리나 하고 국회가 안 돌아가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이라고 꼬집었다.

이 중진의원은 "의원들이 구조야 할 수 없지만 제도를 고치거나 행정부가 잘못한 것을 지적하는 일을 해야한다. 현장에 있는 장관들을 부르지 않고도 국회의원들이 해야할 일은 너무나 많다"며 "침묵만 할 게 아니라 국회의원들이 할 일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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