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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침몰] 드러나는 '비정상'에 국민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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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4-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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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본부, 전방위 수사…국세청도 실소유주 조사 착수

 

승객을 버려두고 먼저 살겠다고 탈출한 선장과 일부 승무원,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사고 수습, 미흡한 위기관리 매뉴얼, 일부 공직자의 부적절한 언행.

22일 여객선 세월호 참사 7일째를 맞으면서 부끄러운 속살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이 국민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가족들은 선체 수색이 계속되면서 생존자 소식 없이 사망자 숫자만 급속히 늘어나자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면서도 점차 절망감에 빠져들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전날인 21일 한 선원 조사에서 "선장의 퇴선명령을 못 받았고 퇴선 안내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기관장 박모(54)씨로부터는 "배가 많이 기울어 기관실에 전화해 탈출을 지시한 다음 선원들만 다닐 수 있는 통로를 이용해 3층으로 내려가 선원들을 다 만나서 그대로 해경 단정을 타고 탈출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구속된 선장 이준석(69)씨에게 운항을 맡기고 휴가를 갔던 세월호 선장 신모씨는 참고인 조사에서 세월호 구조가 바뀌면서 운항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무리한 여객선 개조, 선장 등 일부 승무원의 지탄받을 행위 등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더욱 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진도와 제주 해상교통안전센터(VTS)의 관제에 문제는 없었는지, 해경의 긴급 구조 등 사고 대처는 적절했는지 등도 수사본부가 밝혀내야 할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천지검 세월호 선사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인천지방경찰청과 대검찰청으로부터 수사 인력을 지원받아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재산 내역을 추적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유 전 회장 일가와 청해진해운을 대상으로 외국환거래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유 전 회장 일가족은 해외에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고 청해진해운은 해운사 속성상 외환거래가 많아 불법 거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국세청은 청해진해운에 대한 탈세 혐의 조사에 나섰고 관세청도 관련 자료 분석에 돌입하는 등 정부 관련 부처들이 전방위 수사 및 조사에 나섰다.

이와 함께 '기념사진' 논란을 일으킨 안전행정부 국장, 유가족에게 '장관님의 행차'를 알리려 한 교육부 직원, 실종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인터넷 댓글, 도청 직원을 사칭해 구호물품 납품 계약금이나 기부금 명목으로 돈을 챙기려 한 몰지각한 주민 등도 국민을 분노를 넘어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고 해역의 조류가 가장 느리고 수위가 낮은 '조금'을 맞아 이레째 민·관·군 수색작업이 이날 계속됐다.

함정과 민간어선 239척, 항공기 37대, 잠수사 등 구조대원 755명과 함께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emotely-Operated Vehicle·ROV) 2대와 일명 '게 로봇'으로 불리는 다관절 해저 로봇(크랩스터) 등이 투입됐다.

많은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체 3∼4층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수색이 진행되면서 사망자는 이날 낮 1시 현재 105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정부가 476명으로 '확정'한 세월호 승선자 명단에 없는 외국인의 시신이 발견돼 정부 발표에 또 강한 의문을 낳고 있다. 21일 수습한 외국인 시신 3구 중 1구가 정부 승선자 명단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종일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정부의 사고 수습에 국민의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고로 드러난 위기관리 시스템의 총체적인 문제점에 대해 뒤늦게 점검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영리기업뿐 아니라 각종 협회와 조합 등 업계 관련 단체에 퇴직공무원의 취업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전직 관료들이 해운조합 등 선박의 운항관리·검사 등을 담당한 기관에 기관장으로 내려가는 이른바 '해수부 마피아'의 낙하산 관행이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에 해수부가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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