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구조작업 벌이는 구조대원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펼친 잠수사는 "육상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21일 저녁 7시 30분쯤, 생존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로 가득 찬 진도항에 조용히 들어온 함정에서 지친 표정의 잠수사들이 내렸다.
단 한 사람의 생존자라도 구하기 위해 11도 내외의 차가운 바다에 뛰어들어 수색 작업을 펼친 잠수사 김동주 씨는 "객실 앵커(닻)줄이 묶인, 가이드라인 중 1차 라인에 이어 2차 라인까지만 들어갔다"며 "우리가 속한 민간구조대 팀은 객실 진입 초입까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지에 있는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바닷속 환경은 그 이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씨는 "육상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상황이 좋지는 않다"며 "물살이 세고 조류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상황은 육지에서 생각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조류였다. 김 씨는 "배 안으로 진입하면 조류가 없지만, 입수할 때까지 조류가 굉장히 세다"고 설명했다.
조류가 세다, 빠르다 많이들 얘기하지만 가이드라인 줄 하나만 붙잡고 수심 2~30 미터 아래로 내려가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것.
그나마 밀물과 썰물이 교차해 물살이 약해지는 정조시간대를 맞춰 입수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2번째로 빠르다는 맹골수도의 조류가 아무래도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또 "먼저 작업했던 잠수사들이 설치한 망치를 창문 옆에 매달아놓았다"며 조금이라도 오르내리는 시간을 줄이려는 잠수사들의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출입했던 식당문은 어떤 형태냐는 질문에도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눈앞을 볼 수가 없으니 손으로 더듬어서 들어가는 형편"이라며 "객실 입구로 들어갔지만, 그곳이 몇 층인지조차 파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시신을 발견했을 경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어서 장치를 이용해서 시신을 끌어낼 수도 있다"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시신을 직접 데리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있겠느냐. 직접 봐야 알지, 추측해서 판단할 수가 없다"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구조대는 사고 일주일째인 22일에도 세월호 승객들이 많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3층과 4층의 객실, 식당을 집중 수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