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전남 진도 해안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이 목포경찰서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진도에서 침몰한 여객선의 승무원들이 해상교통관제센터(VTS)로부터 탈출 준비를 지시받은 후에도 "선실이 더 안전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을 하고 정작 선장 등은 '나홀로' 탈출을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제주 VTS와 세월호의 초단파무선통신(VHS) 교신 내용과 조타수 오모(58)씨에 따르면 세월호가 제주 VTS에 최초로 사고상황을 알린 것은 16일 오전 8시55분.
선체가 왼쪽으로 기우는 것을 느끼고 선장 이준석(69) 씨와 함께 조타실로 달려가 배의 균형을 잡으려고 시도한 지 20여 분 지난 뒤였다.
이 선장이 조타실의 배수펌프를 작동해 배의 균형을 잡는 '힐링' 작업을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오씨는 "배가 이미 60도 이상 기운 상태라 힐링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선장이 재차 힐링을 지시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만 됐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첫 교신 직후 다시 제주 VTS에 "선체가 좌현으로 많이 기울었고, 이동할 수 없다"며 VTS에 위급상황을 알렸다.
5분이 지난 뒤 제주 VTS는 "인명들(사람들) 구명조끼 착용하시고 퇴선할지 모르니 준비해주세요"라고 알렸다.
이 선장은 승객들에게 구명조끼를 입고 기다릴 것을 주문하는 1차 안내방송을 내보냈다.
이 선장은 조타실 안에 있던 승무원들이 구명정 고정 레버를 당겨 구명정을 투하하려는 시도도 실패하자 1등 항해사에게 퇴선명령을 내렸으며, 첫 구조선을 타고 선체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선장의 퇴선명령이 다른 승무원이나 승객에게 전달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