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부산시민공원의 모습. 많은 숲길이 조성돼 있지만, 쉴만한 그늘을 찾을 수 없어 시민들이 참여의 벽 아래 그늘에 모여 쉬고 있다. (부산 CBS/김혜경 기자)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부산시민공원을 이용한 시민들은 턱없이 부족한 그늘과 편의시설 등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15일부터 사흘간 시민들에게 임시로 개방한 부산시민공원.
53만 ㎡규모에 5개 테마로 각종 숲길이 조성돼 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시민들은 입구 앞 좁은 '참여의 숲길' 벽 아래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하야리아 부대 사령관 관사가 숲 속 북카페로 리모델링했다. 이곳에는 신간 서적 100여권이 준비돼 있고 미팅공간, 아카데미 공간도 마련돼 있다. 부산 CBS/김혜경 기자
한낮에 내리쬐는 무더위 속에 5분을 걷기 힘든데 식재된 나무들의 잎이 풍성하지 않아 쉴만한 그늘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말순(62) 씨는 "오는 길도 힘든데, 공원 내에 그늘을 찾기 힘드니 여기저기 둘러볼 수가 없다"며 "나무가 아직 자라지 않아서 그늘이 없다지만, 그래도 최소한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천막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와중에 곳곳에 마련된 음수대는 한낮의 열기로 데워져 따뜻한 물이 나와 목을 축이기 힘들다.
시원한 음료를 파는 곳은 공원 내에 마련된 카페테리아 3곳뿐, 이곳에 가지 않으면 시원한 물이나 음료수 하나 마실 수 있는 자판기도 아예 없다.
이용객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는 것은 바로 화장실.
공원 내부 7곳에 화장실 변기 180여 개가 마련돼 있지만, 화장실 간의 거리가 너무 멀고, 표지판도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곳곳에서 때아닌 화장실 찾기 소동이 벌어졌다.
부산시는 이번 시민공원을 조성하면서 의식 있는 공원 문화 정착을 이유로 쓰레기통을 아예 설치하지 않았지만, 이용객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민공원을 남북으로 가르는 전포천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부산 CBS/김혜경 기자
김상복(53) 씨는 "전국적인 관광지인 해운대 해수욕장에도 쓰레기통이 있는데, 가족단위로 자주 이용하게 될 공원에 쓰레기통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대중교통을 타고 왔거나 타지에서 온 여행객들도 죄다 쓰레기를 가져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공원 내부가 금주, 금연임에도 불구하고 임시개장 때부터 곳곳에서 흡연자들이 눈에 띄어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무려 10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부산시민공원,
하지만 기다려온 시간만큼, 아쉬운 점이 많아 개장 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