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학생이 피랍 한달 만에 끝내 피살된 채 9일 발견되는 등 필리핀에서 강력 범죄에 의한 한국인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강력 범죄가 늘면서 현지 주재 교민이나 우리 방문객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필리핀에 주재하는 우리 치안 인력을 늘리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 교육, 사업 등의 목적으로 매년 필리핀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 수는 100만명을 훌쩍 웃돈다. 그 수는 지난 2012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고 작년에는 대지진 등 각종 자연재해에도 약 116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민을 포함해 현지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은 8만여명이며 그중 3만명이 유학생으로 추정된다.
필리핀에서는 허술한 총기 규제와 치안 불안을 틈타 청부살인과 납치 등 외국인을 겨냥한 강력사건들이 잇따르고 있고, 특히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1월과 2월, 북부 관광도시 바기오와 앙헬레스에서 한국인 남성 2명이 총격을 받고 각각 숨졌으며, 지난 6일에는 앙헬레스의 한 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하던 한국인 남성이 역시 괴한 총격으로 숨졌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올들어 범죄로 숨진 한국인 피해자가 4명이나 된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5년간 우리 국민이 피살된 사건은 40건에 달한다.
이번 사건은 관광객을 노린 범죄나 이권다툼에서 벌어진 사건이 아닌, 유학생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사건은 여태까지 일어난 사건과 성격이 다르다"면서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