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무인기. (국방부 제공)
파주와 백령도에 이어 강원도 삼척에서도 북한의 무인항공기가 발견됨에 따라 우리 군의 북한 무인기 대비책과 군의 경계태세가 허술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의 근간으로 '튼튼한 안보'를 수차례 강조한 마당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 '東·中·西 방공망 다 뚫렸다!'기무사와 국정원, 경찰 등이 참여한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파주 무인기는 청와대 상공을, 백령도 무인기는 대청도와 소청도 군사시설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6일 강원도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기의 경우 아직 조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발견자 이모(53·심마니) 씨는 삼척 해안가가 찍혀있었다고 진술해 동해안의 주요 군사시설이 주요 정찰대상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최근 잇따라 북한의 무인기가 불시착하지 않았다면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핵심시설을 자유자재로 드나든 사실조차 몰랐을 정도로 북한에 허를 찔렸다.
정찰위성이 없는 북한은 한미연합군의 첨단 정찰능력에 맞서 지난 1990년대 초부터 러시아와 중국 등지에서 설계도와 시제기를 들여와 개량을 거듭하며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북한은 현재 방현 Ⅰ·Ⅱ와 VR-3, '프라체-1T' 등 4종류의 무인기 수백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각에서는 북한 무인기가 700대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北 무인기, 최소 6개월 이상 우리 영공 정찰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이 그동안 개발해 공개한 무인기를 우리가 보유한 레이더로 충분히 탐지해 요격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인기와 관련한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이에 북한은 우리 군의 레이다로 탐지할 수 없는 더 작은 소형 무인기를 개발해 우리 방공망을 너무나 쉽게 뚫으며 허를 찔렀다.
특히, 최근에 발견된 소형 무인기들도 금형 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형태여서 북한은 이미 상당량의 소형 무인기를 생산해 실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 군은 북한이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소형 무인기를 이용해 우리 상공을 드나들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원도 삼척의 무인기가 지난해 10월에 최초 발견된 점을 감안하며 최소 6개월 이상 우리 영공을 북한 소형 무인기가 휘젓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軍 뒷북 대책 내놓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어이처럼 북한 소형 무인기 발견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군은 뒤늦게 소형 무인기도 막을 수 있는 첨단 저고도 레이더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뒷북 대책을 내놨다.
합동참모본부는 6일 "적의 소형 무인기를 새로운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해 이를 정밀분석하고, 현행 방공작전태세에 대한 보완대책, 그리고 대응전력 보강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김관진 국방장관은 7일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개최해 안보상황의 엄중함과 심각성을 평가하고 확고한 대비태세를 위한 세부지침을 하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뒷북 대책만 있을 뿐 소형 무인기에 대한 무대책과 허술한 경계태세 등이 빚은 이번 사태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특히, 박 대통령이 그동안 '튼튼한 안보'를 평화통일의 근간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온 마당에 우리 방공망이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의해 농락당하는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큰 문제다.
◈ 金 국방장관 문책론 고개
따라서 군 기강 확립과 쇄신 차원에서라도 이번에 군 수뇌부에 대한 문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수도방위를 책임진 김용현 수도방위사령관와 청와대 경호의 최종 책임자인 박흥렬 경호실장을 비롯해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번 사태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