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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고집' 기초연금 협상…싸늘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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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파기한 쪽도 발목 잡는 쪽도 잘한 거 없다"

기초연금법 제정안 논의를 위한 여야정협의체 1차 회의가 지난 2월 6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가운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7월 지급을 앞둔 기초연금 협상이 평행선만 그리면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듯 상대 당을 '불효 정당'이라거나 '거짓말 정당'으로 비난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정작 양보를 여야에 요구하는 모습이다.

정부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또다시 여야정협의체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회의는 1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회의장을 빠져 나온 새정치연합 이목희 의원은 "역시 진전이 없다"며 혀를 찼다. 그러면서 "정부와 새누리당이 다음 회의에 양보안을 가지고 나오길 정말 호소했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황소고집'을 꺾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은 정부안대로 시행되면 국민연금의 근간이 흔들린다고 보고 있다.

곧장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이 반박했다. 안 의원은 소득 수준과 연계하자는 야당의 수정안 제안에 대해 "더 큰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일축했다. "(정부안대로) 국민연금과 연계해야 재정적 부담이 준다"는 입장도 고수했다. 40~50년 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재정이 든다면서 국민연금 연계를 철학처럼 강조했다. 이견만 재확인한 발언이 여러 차례 오간 끝에 양측은 "매번 같은 이야기, 이제 그만 반복하자"면서 협상장을 떠났다.

공무원들이 밤을 새워 준비하면 7월 지급이 가능하다던 시한을 한 달여 넘겨서도 합의할 기미조차 없는 상황. 전진 없는 정치권에게 민심은 '서로간 양보'를 당부했다. 최종숙(65) 씨는 "국회에서 많은 논의가 있다는 정도는 아는데, 정작 내가 얼마를 받게 될지 모르니 답답하다"면서 "공약 파기를 하는 쪽도 발목을 잡는 쪽도 잘한 거 없다. 한발씩 뒤로 물러서야지 않겠냐"고 말했다. 60대 여성인 정모 씨는 "어려운 사람을 더 많이 주고 돈이 있는 사람은 조금 덜 받는 것은 양쪽(여야)이 다 같은 생각 아니냐"면서 "접점을 잘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연계 문제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 사이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애초부터 잘못된 약속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재정 상황에 맞춰서 지급해야지 않겠냐"(20대 여성)거나 "우리들이야 많이 받으면 좋지만 나라 살림이 어렵다고 하니 어려운 사람들은 제대로 주는 거면 나야 괜찮다"(63세 남성)는 견해다. 반면, "자신 없는 일을 공약했으니 대통령이 본인 돈을 털어서라도 20만원씩 주는 게 맞다. 나는 다 받았으면 좋겠다"(70대 여성)면서 공약파기를 비판하거나 "국민연금 가입자만 손해라는데 그건 안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민생'을 외치고 있는 여야에게 기초연금 논란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경전을 이어가면서도 4월 국회 처리를 위해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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