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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크레인 왜 넘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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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9-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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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0m넘는 강풍과 해일 원인 추정,당시 부산해상 최대풍속 초속 52m

태풍 `매미''가 몰아닥친 13일 오후 9시께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에서 무게 800t이 넘는 거대한 갠트리 크레인 11기가 줄줄이 전복되거나 궤도에서 이탈한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 부산항의 화물처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고직후 "순간 최대풍속 초속 42.7m의 바람에 초속 50m의 강풍까지 견디도록 설계.시공된 거대한 크레인이 왜 그렇게 맥없이 무너졌을까"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 문제에 대해 컨테이너 부두 전문기관인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은 15일 자체분석 결과를 통해 초속 50m를 넘는 강풍과 거대한 해일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했다.

`컨''공단은 부산 북항의 컨테이너부두 중 맨 바깥쪽에 위치한 신선대부두의 관측결과 13일 오후 9시30분부터 10시까지 초속 52m의 강풍이 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부산지방기상청이 구덕산에서 측정한 최대풍속도 그날 오후 9시5분에 초속 53.4m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바람의 세기가 크레인의 내풍(耐風)기준을 넘어선 것이다.

`컨''공단은 신선대 관측소의 위치가 산에 가려있어 실제 장애물없이 직통으로 바람을 맞은 신감만부두쪽의 바람세기는 이보다 더 강한 초속 60m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 왜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등 다른 부두는 멀쩡한데 유독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에서만 크레인이 넘어지고 궤도에서 밀려났을까?

이는 부두의 방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컨''공단의 분석이다.

신선대부두는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았지만 크레인이 바람방향과 45도로 서 있어 지지력이 강해 넘어지지 않았고 신감만부두와 인접한 감만부두는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데다 신선대부두에 가려 상대적으로 바람의 강도가 덜했다는 것이다.

반면 신감만과 자성대부두는 크레인이 바람의 방향과 거의 정면 또는 정측면으로 서 있어 정통으로 바람의 영향을 심하게 받았다고 `컨''공단은 설명했다.

신감만부두의 경우 크레인 2기의 지지장치가 뽑혀 넘어지면서 옆에 있던 다른 1기와 3기를 각각 들이받아 연쇄적으로 넘어졌고 자성대부두 역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크레인에는 커다란 쇠말뚝을 땅속에 박아 고정시키는 타이다운 등 3중의 안전장치가 돼 있었으나 설계기준을 넘어선 강풍에다 만조때에 태풍이 들이닥치면서 높이 10m를 넘는 거대한 해일이 크레인의 하단부에 심한 충격을 줘 안전장치들이 모두 견디지 못하고 파손돼 결국 기당 무게가 800t이 넘는 거대한 몸집이 맥을 못추고 넘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넘어지거나 궤도일탈한 자성대부두의 크레인 중 일부는`컨''공단 소유다.

김영남 `컨''공단 이사장은 "설계기준을 훨씬 넘는 초속 60m이상의 강풍에다 해일까지 겹쳐 크레인들이 전복되는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컨''공단은 그러나 이같은 자체분석과는 별도로 해안항만공학회 등 전문연구기관에 용역을 의뢰해 조속한 시일내에 객관적인 사고원인을 규명하기로 했다.

한편 `컨''공단은 향후 이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내풍기준을 현재 초속 50m에서 75m로 상향조정해 전복된 크레인을 대체한 새 크레인 등에 적용하기로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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