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자산가인 중소기업 사장 김모(55)씨는 지난해 10월 30세 연하의 필리핀 여성과 재혼했다. 김씨는 10년 전 이혼한 이후 젊은 여성과 재혼하고 싶었지만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장성한 자녀들 또한 유산문제를 이유로 결혼을 반대했다.
그러나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찾은 김씨는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 사진을 미리 보며 원하는 여성을 고를 수 있었고, 아이를 낳지 않기로 계약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돈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매력적일 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과 결혼하면 함께 젊어지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말했다.
사회지도층 중년 남성들 사이에 젊은 외국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유행하고 있다.
외국인 여성과 1대1 맞선을 주선하는 국제결혼중개업체 아리랑웨딩 전대영 대표는 "하이클래스에 속하는 남성들을 상대로 국제결혼을 주선하는 사업을 2004년 처음 시작했다"면서 "지난해말부터 문의가 대폭 늘기 시작했고 올 들어서는 매월 20 ~ 3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들 사회지도층 중년 남성들이 국제결혼을 택하는 이유는 젊고 아름답고 똑똑한 여성을 쉽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유산 배분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중소기업의 사장 김모(49)씨도 앞의 김씨와 마찬가지로 부인과 이혼한 후 재혼에 어려움을 겪다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해 지난 2005년 젊은 러시아 여성(28)과 재혼했다. 김씨는 "국제결혼을 하면 자녀들과 유산문제 등과 관련해 다투지 않아도 돼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부인에게 쓰는 돈이 보통 한국여자와 비교해 5분의 1 수준밖에 안된다"면서 "사치도 하지 않고 친정에 돈을 조금 보내줘도 무척 고마워한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게다가 해외여행을 나갈 때는 영어를 잘하는 부인이 비서역할까지 해줘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명문 사립대 교수인 이모(43)씨도 지난해 5월 우즈베키스탄의 21세 여성과 재혼했다. 부인과 이별한 후 2년 가까이 국내 유명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해 줄기차게 맞선을 봤지만 계속 실패했고, 들어간 비용은 수천만원에 달했다. 이씨는 "젊고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성과 결혼하고 싶었지만 국내에서 40대라는 나이로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로 눈을 돌리자 사정은 달랐고 결국 재혼에 성공했다. 혼기를 놓쳐 뒤늦게 결혼을 시도한 대기업 과장 운모(43)씨도 마찬가지. 국제결혼중개업체의 문을 두드린 운씨는 지난해 11월 26세 러시아 여성과 결혼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회지도층의 이같은 국제결혼은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미 활성화돼 있는 상황이다. 국제결혼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국제결혼 업체들은 동구권 국가에 지부를 차려놓고 대학 졸업식을 찾아다니며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며 "한국 업체들은 일본업체가 선점해 놓은 여성 고객들을 커미션을 주고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