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
"누가 아줌마 파마를 해요!"
풀리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뛰어난 경제성, 열명 중 대 여섯명이 선택하는 압도적인 대중성, 머리모양만으로 아줌마임을 단번에 알 수 있는 상징성 덕택에 과거 수십년간 ''초절정'' 인기를 누려온 아줌마 파마, 일명 ''뽀글이 파마''가 사라지고 있다.
이 파마는 가는 롤을 사용한 강한 웨이브파마의 한 종류지만 그 독특함 때문에 뽀글이 파마, 아줌마 파마, 장정구 파마(프로복싱 장정구 선수가 이 파마를 했다)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보통 5∼6개월은 풀릴 일이 없고 머리 감은뒤 손질하기도 쉬워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주부들에게 인기였다. 그러다 보니 90년대 말까지 아줌마들의 대표적인 헤어스타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주부들이 선호하는 헤어스타일도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아줌마 파마의 인기는 급전직하하고 있다.
주부 오모(58)씨는 "예전에는 자식키우고 살림하는데 힘들어 무조건 오래가는 파마를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동그란 내 얼굴형에 맞는 굵은 웨이브 파마를 한다"며 "보통 6개월마다 했던 머리를 요즘에는 2~3개월마다 미용실에 간다"고 말했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L미용실의 헤어디자이너 신모(29)씨는 "한 5년 전부터 속칭 ''아줌마 파마''를 하는 손님이 줄더니 최근에는 실버층인 할머니들을 제외하면 아예 ''아줌마 파마''를 주문하는 손님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며 "그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예전보다 여유로워지면서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유행이 초고속으로 번져나가고 다양한 정보가 오가는 것도 아줌마 파마의 퇴장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이현숙 신성대학 미용예술과 교수는 "인터넷 등 각종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자신의 개성에 맞는 헤어스타일을 고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며 "또 TV에서 비춰진 아줌마 파마 배우들의 캐릭터가 부정적인 경우가 많은 것도 기피이유중의 하나"라고 해석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일본풍 헤어스타일이 국내에 유행하는 것과 연관짓기도 한다.
일본에서 유학한 헤어디자이너 김주현(32·여)씨는 "일본에서는 이미 6~7년전 아줌마 파마가 사라졌다"며 "일본유학파 출신이 최근 국내에 진출한 것도 아줌마 파마가 사라진 주요 요인중의 하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