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11일 오후 10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유흥상권 밀집지역.
늦은 시간이지만 곳곳에서 번쩍이는 네온사인 간판으로 대낮처럼 밝다.
형사들과 함께 도박장에 대해 동행취재를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봉고차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취객들의 시선은 괜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비좁은 봉고차 안에는 청주상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외근형사 5명과 민간단체 회원 2명, 본보 취재ㆍ사진기자 등이 내쉬는 숨소리만 들릴뿐이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명세 반장의 눈빛이 번뜩인다. 이 때부터 외근형사 뿐만 아니라 기동타격대원 10명의 움직임이 빨라진다.
이윽고 봉고차 문이 열리면서 후다닥 하는 소리와 함께 형사들과 기동타격대원들이 2층에 있는 ''''바카라PC방''''을 순식간에 접수했다.
이어 인근 주차장에 있는 환전소까지 덮쳐 영업장부 일체를 압수하고 시스템을 마비시켰다.
형사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 속에 급습한지 30여분 만에 모든 상황은 종결됐다.
이날 긴급작전은 5일 전부터 손님을 가장해 업소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업주와 손님들이 도망갈 수 있는 동선을 미리 확보하는 등 치밀한 계획 속에서 이뤄졌다.
경찰이 급습한 이 곳은 최근 지속적인 경찰단속으로 철퇴를 맞은 성인오락실 등이 업종전환을 해 속속 개장하고 있는 정선카지노를 모방한 온라인 바카라PC방이다.
테이블마다 데스크탑 컴퓨터가 놓여 있어 PC방과 유사한 형태를 띤 이 업소는 6대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많게는 6명까지 게임을 할 수 있다.
배팅 금액은 적게는 3천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가능하다. 10만원을 떼이는 시간이 짧으면 30초 안에 이뤄진다는 종업원의 설명이 이날 작전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게임방식은 손님이 돈을 내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어 주고 포인트를 부여받아 게임에 참여한다.
모든 게임방식이 전산화돼 환전프로그램을 가동시키면 수수료를 떼고 손님이 챙겨갈 금액까지 계산돼 현금으로 지급된다.
이날 경찰이 압수한 도박게임기는 컴퓨터본체 31대, 모니터 31대, 프린터기 1대, 서버 1대, 영업이익금 120만원 등이다. 또 손님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경찰의 단속을 피해 복도와 영업장에 설치된 CCTV(폐쇄회로)도 압수했다.
이 곳은 바카라 게임 특성상 고급화를 꾀하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음료는 물론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도록 빵, 김밥, 토스트 등을 무료로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손님들이 게임을 원활히 할 수 있게 유니폼을 입은 여종업원들이 수발을 들 정도로 서비스가 특별(?)하다.
청주상당경찰서 여성청소년계는 올 들어 노래연습장 38건, 게임제공업 19건 등 모두 116건의 유해업소를 단속해 충북도내 일선 경찰서 중 실적부문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다.
청주상당서는 지난 2월23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전국적으로 벌인 청소년유해환경 단속실적(182건)에서도 서울, 경남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했다.
이명세 반장은 ''''최근 사행성 조장으로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불법도박 업소가 청주지역 곳곳에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며 ''''최소한 청주지역에서 만큼은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사행성 조장업소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강력한 단속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청주상당경찰서는 12일 인터넷 PC방을 가장해 도박장을 개설한 김모씨(31)와 환전소 업주 이모씨(38)에 대해 음반ㆍ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종업원 김모씨(21ㆍ여)와 손님 김모씨(30) 등 6명을 도박개장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