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화재는 4시즌 만에 다시 만난 현대캐피탈에 챔피언결정전에서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고 있다.(자료사진=KOVO)
"5차전에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4차전에서 끝낸다."(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4차전은 그냥 졌다는 생각으로 경기하겠다."(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을 마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감독들은 나란히 4차전에서 시리즈가 끝날 것이라는 흥미로운 예상을 내놨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화재는 안방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예상 밖의 완패에도 2차전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천안으로 무대를 옮긴 3차전에서는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완승으로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챔피언 등극에 1승만을 남겼다.
◈'속전속결' 신치용 감독은 마침표를 원한다
1일 3차전을 3-0으로 승리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오랜만에 편한 경기를 했다. 경기에서 이겨서가 아니고 경기 흐름이 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오늘 경기는 전반적으로 다 좋았다. 전반적으로 80점 넘게 줘도 될 것 같다"고 쉬운 승리를 거둔 선수들을 격려했다.
삼성화재는 2007~2008시즌부터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최후의 승자로 남았다. 이 기간 정규리그 우승까지 포함하는 통합우승만도 4차례를 경험했다. 현대캐피탈도, 대한항공도 챔피언에 도전했지만 언제나 마지막에 웃은 것은 삼성화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주력 선수들이 은퇴, 이적으로 팀을 떠나면서 예전만 못한 전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 감독 자신의 평가다. 이 때문에 다시 한 번 찾아온 우승의 기회를 단시간에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신치용 감독은 "5차전에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천안에서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5차례 맞대결에서 3경기가 열린 천안. 삼성화재는 그중에 2경기나 승리했다. "최근 우리가 천안에서 경기를 잘했다"는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천안으로 넘어오면서 승부를 내자고 했다. 아무래도 대전으로 넘어가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철 감독의 속내는 'AGAIN 2009~2010!'경기 후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은 "욕심이 너무 앞서 범실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4차전은 그냥 졌다는 생각으로 경기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챔피언결정전. 그것도 열렬한 홈 팬의 응원에 힘입은 현대캐피탈의 감독이 좀처럼 내뱉기 쉽지 않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말은 표면적 의미로 받아들이면 오해하기 쉽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9~2010시즌에도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났다. 올 시즌을 제외하고 현대캐피탈이 가장 최근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바로 그 시즌이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대전 원정에서 1승1패한 뒤 천안에서 2연패, 7전4선승제로 열린 챔피언결정전에서 패색이 짙었다. 당시에도 김호철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은 챔피언결정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충무공 이순신의 기운이 서린 아산 현충사를 찾아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극적으로 천안과 대전에서 2연승하며 시리즈 전적 3승3패 동률을 만들었다. 마지막 7차전에서는 풀 세트 접전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당시의 기억은 아직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