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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어때] '더 체이스' 선택과 우연이 빚은 팔팔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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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품은 추격·격투신 인상적…'포인트 블랭크' 프레드 카바예 감독 신작

영화 '더 체이스'의 한 장면

 

프랑스산 액션 영화 '더 체이스'는 프레드 카바예 감독의 신작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류승룡 주연의 '표적'으로도 리메이크된 화제작 '포인트 블랭크'(2010)를 연출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더 체이스는 사연을 품은 팔팔한 액션 영화로서 색다른 면모를 자랑한다. 전작을 통해 현실에 발붙인 인물과 상황 설정, 빠른 전개, 땀내 진동하는 액션을 빚어내는 데 남다른 감각을 뽐냈던 감독의 연출작답다.

이 영화의 액션은 우리네 실제 삶처럼 선택과 우연의 지배를 받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인생은 B(Birth·탄생)와 D(Death·죽음) 사이의 C(Choice·선택)"라는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1905-1980)의 말이 이 영화에도 적용되는 셈이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 살인죄로 형을 마친 전직 경찰 시몽(벵상 랭동)은 죄의식에 시달리며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까지도 멀리한 채 따로 산다. 세상 모든 일에 눈과 귀를 닫고 지내는 그의 삶은 죽은 것과 다름없다.

시몽의 전 파트너 프랑크(질 를르슈)는 그러한 시몽을 곁에서 돌보려 애쓰지만, 자신의 삶도 공허하기는 마찬가지다.
 
지역에서 마약상들이 차례로 살해되는 사건을 접한 뒤 프랑크는 수사에 착수한다. 희생자가 갈수록 늘어 가던 어느 날, 시몽의 아들 테오는 우연히 갱단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 아이를 잡기 위해 갱단은 끈질긴 추격을 시작하고, 소중한 아들을 지키려는 시몽과 그러한 친구를 돕고자 나선 프랑크는 갱단과 쫓고 쫓기는 사투를 벌인다.
 
이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에서 극의 중요한 이미지들을 이어붙인 몽타주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시몽의 과거를 압축해 보여 주는 동시에 그의 불안한 심리를 그린다.

좁은 차 안에서 범죄자와 격투를 벌이는 프랑크의 첫 등장신에서도 범인이 쏜 총 탓에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프랑크의 고통을 관객들에게까지 전달하려 한 점에서 세련됐다.

이러한 효과를 통해 이 영화는 깨고 부수는 단순 액션의 틀을 벗어나, 이야기가 있는 액션 영화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는 모습이다.
 
영화 '더 체이스'의 한 장면

 

극중 액션신은 화려하지 않다. 등장인물들은 계산되고 잘 짜여진 동작들을 서로 주고받는다기 보다는, 생사의 기로에서 살기 위해 발악하는 생명체의 본능에 충실한 날것으로서의 액션을 선보인다.

그렇게 아내와 아들을 지키기 위해 시몽이 벌이는 몸짓은 처절하고, 그러한 친구를 돕기 위해 나선 프랑크의 그것은 비장하다.
 
눈길을 확 잡아끄는 점은 이 영화가 적을 한 명 한 명 처단해 가면서 정해진 수순으로 향하는 기존 액션 장르의 문법을 살짝 비틀었다는 데 있다.

기존 액션 영화에서는 주인공 외 다른 인물들이 주인공의 활약상을 빛내기 위한 수단으로 잇달아 소모되는 데 반해, 이 영화에서는 단역들이 극의 흐름을 확 바꿔 버리는 계기를 제공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까닭이다.
 
나이트클럽 총격신에서 시몽과 프랑크를 위기로 몰아넣기도 하고, 프랑스 고속열차 떼제베(TGV) 결투신에서 주인공들을 수렁에서 건져내기도 하는 인물들은 극적으로 나타난 조력자가 아니라, 그 공간에 함께 있던 의외의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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