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 눈물' 닦아준 김희진 "울지마, 널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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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데 왜 울어' 기업은행 김희진이 3월 31일 GS칼텍스와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유희옥과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평택=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은 이겼지만 박정아(21, 187cm)는 울었다. 팀 승리가 감격적이어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극심한 부진 때문에 팀이 질 뻔했기 때문이었다.

박정아는 3월 31일 GS칼텍스와 'NH농협 2013-2014 V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9점에 머물렀다. 5세트까지 간 경기 치고는 득점이 적었고 성공률도 21%에 머물렀다.

1차전 16점, 성공률 32.61%, 2차전 12점 44.44% 기록을 감안하면 더욱 부진이 두드러진다. 범실도 5개나 됐다.

박정아의 부진 속에 기업은행은 3-2 진땀승을 거뒀다. 첫 두 세트를 따낸 뒤 3, 4세트를 내리 내주고 위기에 몰렸지만 5세트를 가져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정아는 경기 후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그런 박정아를 위로한 사람은 누구보다 단짝 김희진(22, 185cm)이었다. 경기 후 김희진은 "울지 말라"면서 눈물을 닦아줬다.

김희진은 박정아와 기업은행 창단이자 입단 동기다. 나이는 한 살 많지만 고교 졸업도 같이 했다. 지금도 방을 같이 쓴다. 소속팀은 물론 대표팀에서도 붙어다닌다. KBS N 스포츠의 배구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화 퀴즈 때도 서로 찾는다.

'정아야, 힘내' 기업은행 박정아가 GS칼텍스와 챔프전 3차전에서 상대 블로킹을 뚫는 스파이크를 터뜨리고 있다.(평택=기업은행)

 

사실 김희진이 3차전에서 힘을 낸 것도 박정아 때문이었다. 1, 2차전까지 공격 성공률이 40%를 밑돌았지만 3차전에서는 44.74%까지 오르며 19점을 올렸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는 상대 주포 베띠와 이소영을 상대로 천금의 블로킹 2개를 잡아내는 등 4점을 집중시켰다. 김희진은 "정아가 좀 부진해서 그 몫까지 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박정아를 잘 알기에 부활을 믿고 있다. 김희진은 "정아에게 '널 믿어'라고 말해줬다"면서 "4차전 때는 본래의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다소 부진했던 것은 체력 때문이다.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은 "1, 2세트 수비를 많이 하다 보니 발을 질질 끌 정도로 체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호랑이로 소문난 이 감독이지만 "울었다니 더 질책할 생각은 없다"면서 "안 되면 속상해 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맏언니이자 주장 이효희도 "정아에게 지금 말고 우승하고 같이 울자고 했다"고 말했다.

과연 박정아가 선명하게 생긴 눈물 자국에 기쁨의 눈물을 흐르게 할지 지켜볼 일이다. 챔프전 4차전은 2일 평택 이충문화체육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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