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2' 포스터
실제 폭력조직원 출신으로 조폭영화 '친구' 시리즈의 각본을 써 유명세를 탄 한모(41) 씨가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다 경찰에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폭력계는 27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불법 포커도박장을 비밀리에 운영해 온 혐의로 한 씨를 비롯해 도박장 연락책과 자금책, 바지사장 등 4명을 구속하고, 여성 딜러와 도박사범 7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한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8개월간 광안리해변의 한 상가건물 지하에 보드게임장으로 위장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하며 7천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씨는 도박장 입구에 보드게임장 간판을 내걸고, 영업중에는 1층 진입구를 철문으로 잠궈두는가 하면 반드시 새벽시간에만 업장을 출입하며 경찰단속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포커게임의 일종인 속칭 '텍사스 홀덤' 도박판을 운영하며 거액의 수익을 챙겨온 한 씨는 조직폭력 집중단속에 나선 경찰에 관련 첩보가 흘러들어가면서 지난 1월 9일 기습단속으로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8백만 관객을 모은 흥행영화 '친구'의 스토리를 제공한 주역이자,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화한 '사랑'으로 작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친구 2'의 시나리오를 직접 쓰는 등 조폭 출신 작가로 이름을 알렸다.
범죄와의 전쟁이 한창이던 1992년 부산 최대 폭력조직인 칠성파의 송년회 모임에 참석했다가 적발되는 등으로 이른바 '범단'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룰 상 단체 등의 구성 활동 위반)가 적용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이 경험이 영화 '친구' 시리즈의 소재로 활용됐다.
한 씨를 검거한 부산경찰청 김현진 폭력계장은 "한 씨는 한때 시나리오 작가로 전직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관리대상 폭력조직의 일원"이라며 "현재 칠성파의 핵심 실세들과도 여전히 전화연락를 이어가고 경조사를 챙기는 등 친밀한 관계인 것으로 파악됐고, 도박장 단속 현장에서 압수한 휴대전화에도 주요 조직원들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압수한 도박자금 6천만 원을 전액 압수하는 한편, 한 씨의 비밀 계좌에서 입출금된 판돈 규모가 7억 원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하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또, 도박판에 참여한 22명의 도박사범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