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제공
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휴전선이 반드시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현지 시간 26일 낮(한국 시간 26일 밤) 요하임 빌헬름 가욱 대통령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해 "대통령님께서 동독 체제에 저항하시며 자유를 위해 싸우셨고, 그 치열한 힘들이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렸던 것처럼 우리 휴전선이 반드시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독일이 그랬듯이 우리의 통일도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반드시 통일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굳은 확신을 가지고 하나 하나 준비해 나가겠다"며 "독일의 값진 경험을 공유하는 한편 우리에게 맞는 대안을 모색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통령이 '휴전선이 반드시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 것은 통일에 대한 의지와 확신을 담은 발언이지만 북한의 체제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에 대해 가욱 대통령은 "북한의 온갖 도발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대화의 의지를 버리지 않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현 상황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지속적 의견 교류를 통해 언젠가 있을 통일에 대비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박 대통령에게 오찬을 베푼 가욱 대통령은 1940년 생으로 개신교 목사로서 독일 통일 과정에서 동독의 평화시위를 주도한 민주화 운동가다. 2012년 3월 11대 연방대통령에 취임했다.
박 대통령은 가욱 대통령과의 오찬을 마친 뒤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을 찾았다. 브란덴부르크문 서편 광장 앞에 내려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의 인도를 받으면서 브란덴부르크문 중앙 통로 아래를 통과해 동편 광장까지 약 150m를 걸어갔다.
브란덴부르크문은 베를린이 새로운 아테네, 즉 학문과 예술의 도시가 됐음을 상징하기 위해 1788년에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6주 열주문 형식을 차용해 지었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허가 받은 사람들이 이 문을 통해서만 동.서 베를린을 왕래할 수 있었다.
브란덴부르크문을 통과한 박 대통령은 인근에 있는 베를린 시청으로 이동해 보베라이트 시장을 접견했다.
보베라이트 시장은 이 자리에서 "분단 국가인 한국이 통일을 이루기를 희망한다"며 "독일은 25년 전 베를린 장벽이 무너져 통일을 이뤘다. 이런 점에서 한국에 줄 수 있는 교훈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경제 협력 분야와 함께 통일을 이룬 독일의 좋은 경험을 공유하고 도움을 받는 걳이 이번 방문의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고 화답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도 1964년 서독을 방문했을 때 베를린 시청을 방문해 빌리 브란트 시장을 접견한 바 있다. 빌리 브란트 시장은 이후 총리 재임시절 동방정책을 추진해 통일 독일의 기초를 다진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