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공기관 최초로 담배 소송을 준비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감독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의 만류에도 소송 대리인 선정에 들어갔다.
건보공단은 26일 오후 공단 홈페이지에 '소송 대리인 선임 공고'를 올리고, 이날부터 내달 11일까지 담배 소송을 대리할 법무법인 1곳을 모집하기로 했다.
착수금은 1억3천790만원, 청구금액의 40% 이상에서 승소 판결이 났을 때의 성공보수는 2억7천580만원으로 제시했다.
공단은 이날 대리인 선임 공고에 앞서 소송 규모도 확정할 예정이었으나 이는 대리인 선임후 결정키로 했다.
공단측은 "소송가액과 소송 대상은 대리인 선임 후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건보공단의 감독 상급기관인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담배 소송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 부처는 소송규모와 승소가능성 등 구체적 내용을 충분하게 공유하고 나서 소송에 들어가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공단측에 전달해 공단의 담배 소송에 사실상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복지부와 기재부는 건보공단이 지난 1월 24일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를 열어 담배 소송에 나설 계획을 확정하기로 했을 때에도 담배 소송 안건을 정식 의결안건이 아닌 구도 보고안건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사실상 반대했다.
또 지난 24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도 건보공단이 소송규모와 소송대상을 결정하려고 했지만, 복지부와 기획재정부는 "담배 소송의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담배의 결함과 담배회사의 위법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을 내보였다.
건보공단은 소송 대리인 모집이 끝나는대로 소송규모와 대상을 정하며 담배소송을 공식 제기할 방침이지만 복지부의 제동이 계속될 경우 예정보다 늦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