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금융감독기구의 전면적 수술이 필요하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 2014-03-19 17:38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노컷사설]

KT 서초 사옥 모습.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금융권을 뒤흔든 1조8천억원대 ‘KT ENS 대출사기’에 금융감독원 간부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법과 반칙을 감시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원 간부직원이 금융비리에 직접 개입한 것이다. 말그대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KT ENS 대출 사기는 KT ENS 협력업체 대표인 전 모씨 등이 KT ENS의 김 모 부장 등과 짜고 가짜 서류로 1조8천여억 원을 빌린 뒤 2천9백억원을 갚지 않고 가로챈 사건이다.

사기대출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인데다 피해 금융기관도 16곳에 이른다.

이 대출 사기에 연루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조사 1국 소속 김모 팀장은 10여년간 대출사기범들과 친분을 쌓으며 수억원대의 금품과 향응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대출이 시작된 지난 2008년에는 사기범들이 매입한 농장의 지분 30%를 받아챙기기도 했다.

지난 1월 금감원이 이번 대출 사기 사건을 조사하자 김씨는 실시간으로 조사 진행상황을 알려줘 사기 주범의 해외도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기관을 감독해야 할 금감원 간부까지 범죄에 연루된 것은 우리 금융감독시스템의 총체적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일개 통신회사의 협력업체 대표가 서류 위조를 통해 1조8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대출받았다는 것도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금감원은 자체 감사 결과 김 팀장 이외 추가 관련자는 없다고 결론내렸지만 이 정도 거액의 부정대출이 금감원 직원 한사람의 도움만으로 이뤄졌다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수사당국은 사기 대출에 관련된 또다른 금융기관 관련자가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말 국민은행 해외지점의 불법대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높은 수준의 급여와 혜택을 받는 경영진이 금융사고를 장기간 간과했다는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금융사들의 기강해이를 비판하고 내부 통제를 철저히 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 됐다.

사기대출 사건에 금감원 직원이 연루된 것은 금융감독당국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감독 시스템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내부감독 시스템은 너무 허술하다. 금감원이나 금감위 직원들에 대해서는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유지하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체계도 재점검해야 한다. 이번 사기대출은 2008년부터 5년간 발생했는데도 금융회사나 감독당국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금융사고와 비리에 대한 감독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금융감독기관과 금융사들의 유착은 구조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출신들은 퇴직 후 유관 기관에 줄줄이 임원이나 감사로 옮긴다.

감독기관에 있으면서 퇴직후 자리를 만들기에 급급하고 퇴직후에는 피감독기관 감사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겨 로비스트 역할을 한다. 이런 시스템이라면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의 유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이번 사건을 돌발적으로 발생한 개인비리로 치부하지 말고 금융감독 시스템을 철저히 재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이유다.

0

0

노컷 사설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