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서울 동작구에서 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돼지고기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부터 나온다. 지난달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돼지가격이 이달 들어서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산 돼지고기는 시중에 물량이 없어 식당들이 웃돈까지 주고 물량을 확보하는 등 ‘돼지고기 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국내산 돼지 도매가격, '1년 전 보다 66% 폭등'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1kg에 4,676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12원과 비교해 무려 66%나 폭등했고, 예년 평균과 비교해도 23% 정도 오른 가격이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소비가 줄면서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층이 늘어난 데다 개학시기와 맞물려 돼지고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해 돼지고기 가격이 최하수준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는 어느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까지 오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오는 5월까지는 지금수준을 유지하거나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돼지고기 200g 1인분에 만원씩 받고 있는데, 만2천원까지 올려받을 까 고민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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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 국제가격도 상승세
설상가상으로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돼지유행성설사병이 확산돼 산지 출하물량이 줄고 있고 돼지고기 국제가격도 중국의 수요 증가로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에 따르면 유럽산 냉동 삼겹살의 경우 지난달까지 1kg에 3.9~4.4달러로 거래됐지만 이번 달 들어서는 4.1~4.5달러에 거래되며 평균 5% 정도 가격이 올랐다.
질이 좋아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칠레산 돼지고기의 경우는 지난해까지 1kg당 4달러 후반대로 거래됐지만 올해 들어선 가격이 5.3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다.
◈ 수입산 돼지고기 '품귀현상'...매점매석 의혹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 들어온 수입산 돼지고기는 2만 1,073톤으로 지난해 12월말 만5,573톤보다 35.5% 급증했다.
수입산 돼지고기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산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해 12월 6,892톤에서 올해 1월 9,486톤으로 37.6% 증가했고, 칠레산 돼지고기는 같은 기간 1,020톤에서 1,667톤으로 63.4%나 급증했다. 독일산 돼지고기도 1,833톤에서 2,396톤으로 수입량이 30.7% 늘었다.
이상한 점은 국내에 수입된 돼지고기 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서 웃돈을 주고 돼지고기가 거래되는 '돼지고기 확보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도환(55)씨 역시 "독일산 삼겹살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 상태가 장기화된다면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수입산 돼지고기 품귀현상을 두고 수입업자들의 매점매석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14. 3. 19 '수입산 돼지고기' 품귀…매점매석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