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부당해고된 근로자의 부당해고 기간 중의 연차휴가 수당은 임금에 해당하므로 회사는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제주도의 한 식물원에서 해고됐다가 복직한 양모(45)씨가 운영회사 B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부당해고 기간의 연차휴가 수당을 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했으나 그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부당해고 기간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모두 지급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연차휴가는 당연히 보장되는 게 아니라 1년간 8할 이상 출근할 때 부여받는 것이므로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라며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연차휴가 수당은 임금이므로 사용자는 이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부는 "근로자가 해고기간 근무를 하지는 않았더라도 해고가 무효 또는 취소된 이상 그동안 사용자와의 근로관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고, 근로자가 해고기간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B사 측은 경영상 이유로 2008년 초 양씨 등 10여명을 해고했고 해고자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중노위는 양씨측 손을 들어줬고 회사는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지만 같은 결과가 나오자 양씨 등을 2010년 8월 복직시켰다.
회사측은 복직자들에게 해고일부터 복직일 전날까지의 기본급과 식비, 각종 수당을 지급했지만 연차휴가 수당에 대해서는 "근무를 하지 않았으므로 연차휴가가 발생하지 않아 수당도 줄 수 없다"고 하자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부당해고 기간에 근로자가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을 주라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함과 아울러 연차휴가 수당의 경우도 부당해고 기간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에 해당하는 이상 사용자에게 지급 의무가 있음을 명시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