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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테러' 유족, 교통사고 '체코 여대생'에 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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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후 시선 넓어졌다" 성금 전달…각계 도움 잇따라

 

'이집트 테러'의 희생자 유족이 체코에서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여대생에게 온정의 손길을 보냈다.

지난달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발생한 테러로 숨진 김홍열(64·여) 씨의 유족은 김효정(20·서울과학기술대)양 가족에게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김씨의 둘째 사위 권순영(41) 씨는 14일 "똑같이 타지에서 변을 당한 처지라 김양의 소식을 접하고 무척 마음이 아팠다"며 "적은 금액이라 실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성금은 사고 후 김씨 앞으로 지급된 보험금 일부다. 유족들은 고인의 명의로 100만원을 김양 측에 전달하고, 1천만원은 이집트의 빈민가 '쓰레기마을'에 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를 짓는 데 기부하기로 했다. 나머지 보험금도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기부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홍열씨는 지난달 충북 진천 중앙 장로교회 교인들과 함께 성지순례를 떠났다가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숨졌다.

유족들에 따르면 고인은 평생 주변을 살피며 살아온 신실한 교인이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쉽게 지나치지 못했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았다. 1남2녀를 둔 그는 몇 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서 봉사활동으로 하루를 보냈다.

권씨는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사고 이후 세상을 보는 가족들의 시선이 오히려 넓어졌다"며 "봉사에 앞장섰던 장모님도 돈의 쓰임새를 알면 흐뭇해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6일 귀국한 김양은 현재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 의식은 여전히 찾지 못했으나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교회 신도들과 함께 여행을 갔던 김양은 지난달 3일 체코의 한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의식을 찾지 못했다.

이역만리에서 사경을 헤매면서도 비용 문제로 귀국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연이 지난 2일 보도되면서 현대오일뱅크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항공, 고교 동문 등의 도움이 이어졌다.

귀국 후에도 일용직 노동자인 김양의 아버지는 하루가 다르게 불어나는 병원비가 걱정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성원이 답지하고 있다.

김양이 재학 중인 서울과기대에서는 약 3천600만원을 모아 전했다. 김양이 회복하면 한 학기 등록금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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