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KT 김종범. (자료사진=KBL)
조성민(31, KT)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가대표 슈터다. 54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5.02점(국내 1위), 3점 성공률 45.4%(전체 1위)라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KT가 정규리그 5위에 그쳤음에도 MVP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KT를 만나는 팀마다 조성민 수비에 초점을 맞출 정도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KT와 치른 LG 김진 감독도 "조성민은 참 좋은 선수다. 한국 농구에 슈터가 없다고 하는데 그 자존심을 세우고, 버티는 선수는 조성민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면서 "팀이 트레이드 등으로 복잡한 상황에서도 KT하면 가장 껄끄러운 선수가 조성민이다. 슛은 정말 본인의 노력에서 나온 것이다.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 기대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메이드를 해준다. 포커스를 맞추는 데도 잘 못막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제2의 조성민은 나올 수 있을까. 일단 KT 전창진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있다. 바로 김종범(24)이다.
김종범은 2012년 10월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2순위로 전자랜드에 지명됐다. 곧바로 오리온스로 트레이드됐지만 KBL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동기들보다 두 달 정도 늦게 데뷔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18일 4대4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트레이드의 주인공은 전태풍이었다.
KT에 합류한 김종범은 오리온스 때보다 출전 기회가 줄었다. 대신 2군도 오가며 몸을 만드는 데 치중했다. 확실히 몸을 만들라는 전창진 감독의 지시였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주전들이 지쳐가는 상황에서도 전창진 감독이 그런 지시를 내린 것은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이후 김종범은 12경기에 출전해 평균 15분31초를 뛰며 평균 5.42점을 기록했다.
전창진 감독은 "김종범은 처음에 왔을 때 몸이 안 돼 훈련을 많이 시키고 있다"면서 "조성민을 처음 만났을 때보다 지금 김종범이 더 나은 것 같다. 앞으로 조성민처럼 많은 훈려을 이겨내고, 농구에 올인한다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농구를 알고 한다. 지금은 자기 위치가 불투명해 키포인트를 못 잡고 있는데 다음 시즌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을 처음 만난 2009년 4월을 돌아보며 "뭔가 어수선했다. 어느 정도 고치면 잘 되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조성민은 노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결국 김종범에게 필요한 것도 남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