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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었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엎치락 뒤치락 혼란만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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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임기내에 '474'(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불 지향)를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이후 설익은 정책들이 나오면서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관련 담화문을 발표한 2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 모습을 TV를 통해 시청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기획재정부는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을 통해 월세 소득공제를 10% 세액공제로 전환해 세입자 세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1년간 낸 월세가 500만원이라면 소득세에서 50만원을 빼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두 가지 맹점이 있었다. 2012년을 기준으로 1577만명의 근로소득자 가운데 33%인 516만명은 과세 미달자여서 돌려받을 세금이 없다. 세액공제의 혜택을 못받는 것이다. 영세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또 소득공제든 세액공제든 세입자에 대한 공제 확대는 역으로 집주인의 세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세부담을 전가시킬 방법을 찾게 된다. 결국 힘없는 세입자의 세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일주일만에 보완책을 내놨다. 2주택 이하 보유자면서 연간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월세소득자에 대해서는 2년간 과세를 하지 않고, 필요 경비요율도 확대해 집주인들의 세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맹점의 하나였던 저소득 세입자에 대한 대책은 내놓치 않았다. 임대소득에 의지해 살아가는 고령 은퇴자들이 지방선거에 미칠 표심을 의식한 선거용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정부의 대책과 보완책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급격한 전월세 시장의 출렁임은 없었지만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세액공제를 안받는다는 특약을 조건으로 계약서를 쓴 경우도 있었고, 월세로 돌리려다 전세로 주저앉은 집주인도 있었다"며 "정부 대책이 이렇게 오락가락해서 어떻게 믿고 거래를 성사시키겠냐"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달 27일 내놓은 가계부채 관리방안도 헛점이 많다. 이날 내놓은 대책이 3년 전인 2011년에 내놨던 대책이 대부분었다. 특히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갈아타도록 유도하겠다는 대책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상황에서 누가 고정금리로 갈아타겠냐는 반론이 나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입장에서는 고정금리 대출을 해 줄 경우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감안해 변동금리에 일정한 마진을 더해서 금리를 메길 수밖에 없는데다, 현재 시장이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갈아타게 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고질적인 관행과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시행해야 할 부처들이 내놓는 대책들이 시장 참여자들의 비판을 받고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것은 경제개혁 3개년 계획에 관해 대통령과 주무 부처간에 충분한 교감이 이뤄지지 않고 서둘러 진행됐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한 달 이상 머리를 싸매 가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초안'을 만들었지만 박 대통령이 발표 할 때 상당 부분이 빠지고 축소됐고, 또 추가됐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조차 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에 참석하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오는 순간까지 확정안을 몰랐을 정도다.

기재부나 금융위 등 해당 부처들이 박 대통령 담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급조하다시피 대책을 만들어 내놓는 것도 시장의 불신을 받는 원인이다.

청와대는 앞서가고, 경제부처들은 따라가기 급급하다보니 설익은 대책이 나오고 우왕좌왕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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