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車는 유혹하고, 한국 車는 비위를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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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3-0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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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반 덴 애커 부회장 인터뷰

르노그룹 '트윙고' (연합뉴스)

 

"프랑스는 고객을 유혹하는(seduce)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한국은 고객의 입맛에 맞는(please) 차를 내놓습니다."

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만난 르노그룹 디자인 총괄 로런스 반 덴 애커(Laurens Van Den Acker. 49) 부회장은 사람의 마음을 달뜨게 하는 '유혹'을 프랑스 디자인의 첫째 가는 감성으로 꼽았다.

"프랑스는 유혹의 나라예요. 파리는 낭만적인 도시고, 패션이나 음식도 사람을 매혹시키지요. 감각적이고 욕망을 자극하는 바로 그 감성이 프랑스 차에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르노가 만드는 차는 유혹적이어야 해요."

현대·기아자동차[000270] 디자인에 대해서는 "한국의 정체성이 담겨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강렬한 디자인과 우수한 기술·품질을 바탕으로 고객을 만족시킨다는(please) 것이 한국차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의 디자인은 인상적이예요. 빠른 속도로 몇단계를 발전했고, 기아 디자인에 자극을 받기도 했죠. '기아가 저만큼 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그런데 앞선 브랜드를 따라잡은 지금부터가 어렵고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독일차는? 대답은 간단했다. "엔지니어가 만들죠."

애커 부회장은 기아차의 디자인 총괄 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피터 슈라이어와 아우디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연이 있다.

"피터 슈라이어가 내 인생을 진짜 힘들게 했어요. 그의 디자인이 너무 훌륭하거든요.(웃음) 이제 내가 슈라이어를 힘들게 할 차례죠."

그러나 슈라이어가 현대·기아차 최고디자인책임자로서 첫선을 보인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인트라도(Intrado)의 볼살이 축 처진 듯한 전면부를 보자 '화난 얼굴'(angry face)이라면서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된 소형차 '트윙고'는 '자동차를 통해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고 싶다'는 그의 디자인 철학을 반영한 사랑스러운 차다.

아쉽게도 한국의 경차 기준인 너비 1천600㎜를 약간 벗어난 1천640㎜로 국내에서는 만나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의 작품이자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QM3의 A필러가 좌회전시 운전자의 시야를 막아 불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차가 뒤집혀도 운전자가 다치지 않도록 A필러를 좀 더 크게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작용"이라고 수긍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는 확 트인 시야와 안전성을 두고 서로 부딪히지만 머지않아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카메라 기술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때까지는 점차 강화되는 안전 기준에 맞춰 디자이너가 조금 양보해야겠지요."

기아차 쏘울, 한국GM 트랙스, 닛산 쥬크, 미니 컨트리맨 등 국내의 QM3 경쟁 모델 중에서는 '외관이 다소 기능적이지만 디자인이 펀(fun)하고 쿨(cool)하다'는 점에서 쏘울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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