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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일본계 시민 "소녀상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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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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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 시의회에서 소녀상 지지…일본 반성 촉구

美글렌데일에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미국 시민들이 글렌데일의 위안부 기림 소녀상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중국계와 일본계 미국인들은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소송을 낸 일부 일본계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일본 정부의 진정한 반성을 촉구하는데 한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중국계와 일본계 미국인들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로스앤젤레스 근교 도시 글렌데일 시의회에 참석해 '시민 자유 발언 시간'에 대거 발언권을 신청했다.

지정받은 순서에 따라 연단에 오른 이들은 소녀상 철거 소송의 부당성과 소녀상의 역사적, 교육적 당위성을 역설하고 일본 정부의 전쟁 범죄 반성을 한결같이 촉구했다.

맨 먼저 발언에 나선 일본계 시민 단체 '니케이보상운동' 데이비드 몬카와 대표는 "소송을 낸 일본계가 소녀상이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주장했는데 글렌데일에서 60㎞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그가 왜 이곳에 와서 상처를 입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몬카와 대표는 "미국 땅에 유대인 집단 학살 추모 시설이 있다고 해서 독일인이 불쾌하게 여기고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고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 추모비가 미국 땅에 세워져서 미국과 터키의 동맹에 금이 갔다는 말은 없다"고 글렌데일 소녀상이 미국과 일본의 우호를 해친다는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발언을 반박했다.

'니케이보상운동'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정부가 수용소에 가둔 일본계 미국인들이 만든 인권 단체이다.

이 단체 회원이라는 일본계 미국인은 "어릴 때 와이오밍주의 황무지에 있는 수용소에 끌려갔다"면서 "하지만 미국 정부는 충분히 사과하고 보상했는데 일본 정부는 그렇지 않는다"고 반성 없는 일본 정부를 꾸짖었다.

중국계미국시민연맹 회원 존 지는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것은 마치 미국 곳곳에 산재한 유대인 학살 추모 시설을 없애라는 요구처럼 황당하다"면서 "소녀상은 전쟁 범죄에 대한 역사 교육의 장소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글렌데일 인근 도시인 몬터레이파크 시장을 지낸 중국계 미국인 베티 톰 추 역시 일본 제국주의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반성하라며 중국계 미국 시민 모두가 소녀상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로스앤젤레스 차이나타운 개업의사 페드로 챈은 "차이나타운에도 소녀상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고 글렌데일에서 40년 동안 살았다는 중국계 주민은 "소녀상은 우리 주민과 학생, 교사들에게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가르쳐줬다"면서 "소녀상을 세우고 지켜준 글렌데일 시의원 여러분이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백인계 주민들도 소녀상 지키기에 힘을 보탰다.

글렌데일 주민 브라이언 크랩트리는 발언을 신청해 "미국은 흑인 노예와 원주민에 저지른 만행을 반성하고 보상했으며 학교에서 이를 가르치고 있다"면서 "소녀상은 반인륜적 전쟁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 한인들도 연단에 올라 글렌데일 시의회에 소녀상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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