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검찰과 경찰이 총리와 정보당국 수장, 정치인, 언론인, 학자, 기업가 등 수천명을 3년여에 걸쳐 감청했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친정부 성향의 일간지인 예니샤파크와 스타는 24일(현지시간) 이스탄불 검찰청의 비밀문서를 인용해 검경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하칸 피단 국가정보국(MIT) 국장 등을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예니샤파크는 최근 교체된 이스탄불 검찰청 검사들이 3천64명을 감청한 문서를 발견했다고 전했으며 스타는 감청 대상이 7천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런 대규모 감청은 2011년 특별검사의 지시로 에르도안 총리와 보좌관 등의 측근 5명을 대상으로 시작했으며 점차 대상을 늘려 피단 MIT 국장 등도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6월 반정부 시위와 지난해 12월 17일 비리사건 체포작전을 계기로 감청 대상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감청된 주요 인사로는 타네르 이을드즈 전 에너지부 장관과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누만 쿠르툴무시 원내대표, 공화인민당(CHP) 휴세인 아이균 의원, 테멜 코틸 터키항공 최고경영자 등이며 언론인과 학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비밀문서에 따르면 검경은 이들을 '셀람 테러단'의 조직원으로 가장해 법원으로부터 감청 승인을 받았다.
정의개발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예니샤파크와 스타는 일부 수치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보도 내용은 거의 같았다.
이들 신문은 이번 감청이 미국에 자진 망명 중인 이슬람 사상가 페툴라 귤렌의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을드즈 전 장관은 "감청은 정의개발당 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언론인과 학자 등도 셀람 테러단의 조직원으로 감청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