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건물서 결국…" 창원 자폐아동의 안타까운 죽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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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집중수색 반경내 3차례나 수색 허점 드러내

정민기 군이 숨진 채 발견된 건물

 

지난 10일 경남 창원시 특수학교인 천광학교에서 실종됐던 자폐성 장애아동 정민기(9) 군이 결국 학교와 가까운 방치된 건물에서 보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정 군이 발견된 곳은 경찰의 집중 수색 반경 안에 있었는데다, 이미 세 차례나 건물을 수색을 했던 곳이어서 경찰의 수색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또, 학교 측도 실종 이후 2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하면서 초기 단서를 잡는데도 실패했다.

◈ 결국 폐건물서 보름 만에 숨진 채 발견

창원중부경찰서는 24일 오전 10시 30분쯤 창원시 가음정동의 한 폐건물 지하 3층에서 정 군이 물에 빠져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상 9층, 지하 4층 규모의 이 건물은 지난 1995년 10월 시공사 부도로 2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됐던 곳으로, 지하에는 수심 1~1.5m 정도 물이 차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지하에 들어가 수색을 하던 중 정 군의 실내화가 발견되자 수중 수색에 들어갔다.

정 군은 결국 지하 3층 입구 안쪽 10m 지점에서 소방대원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정 군은 물에 반쯤 뜬 채 숨져 있었으며, 실종 당시 옷차림 그대로였고,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건물 지하는 제대로 걷기 힘들 정도로 암흑에 가까웠다.

정민기 군이 숨진 채 발견된 건물 지하 모습

 

◈ "건물 세 차례 수색" 경찰·학교 초기 신고, 수색 부실

정 군이 발견된 곳은 천광학교와 직선거리로 600여 m쯤 되는 지점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안에 있다.

경찰은 그동안 천광학교 반경 1km를 반복하며 아파트와 상가, 주택, 야산 등에 대해 집중 수색을 벌여왔다.

그동안 동원된 인원만 해도 경찰과 교사, 민간단체 등 7천700여 명에 달한다.

폐건물에 대한 수색도 실종 당일 이틀 뒤인 12일과 15일, 22일 등 세 차례나 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정 군이 발견되기 직전까지도 물에 잠긴 지하 쪽은 자세히 수색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경찰은 지난 23일 정 군이 상남터널을 지나 가음정동 주택가를 이동한 뒤 창원대로를 무단횡단, 이후 가음정동 폐건물 펜스 안쪽에서 이동하는 CCTV를 뒤늦게 확인하고 이날 건물에 대한 재수색에 들어갔다.

결국 경찰은 23일 CCTV를 확인하기 전 보름 가까이 정 군의 동선을 확인하지 못해 사실상 엉뚱한 곳에서 대규모 수색을 벌인게 된 셈이다.

그나마 폐건물 인근에서 정 군의 마지막 행적이 확인된 것도 23일이었고, 경찰은 이날 소방관과 함께 물에 잠긴 폐건물 지하 쪽 수색을 시작하자마자 숨진 정 군을 발견했다.

그리고 학교 측도 실종 직후 자체 수색을 벌였지만 2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생 초기 단 시간 안에 결정적인 단서를 잡을 기회도 놓쳤다.

실제 정 군은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쯤 학교에서 사라진 이후 한 시간쯤 뒤인 오후 2시 29분쯤 폐건물 안에 있는 모습이 CCTV에 발견됐다.

학교 측이 정 군의 실종을 신고한 오후 3시 30분쯤에는 이미 정 군이 폐건물에서 목격된 직후 지하로 들어가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최초 경찰신고 접수시간과 실종 시간을 감안하면 신고 전에 정 군이 건물 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보호시설의 장 등 신고 의무자는 실종 아동 등임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경찰에 지체 없이 신고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경찰은 "실종 신고가 바로 접수되면 타격대가 출동하는 등 시간이 빠를수록 단서를 발견하거나 찾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경찰, "생존 가능성 무게를 두고 수색했기 때문"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폐건물에 대해 3차례 수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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