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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 속 상봉 중도포기…"통일될 때까지만 기다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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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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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상봉 투혼 발휘한 두명, 상봉 이틀째 조기 귀환

설 계기 이산가족상봉 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치러진 단체상봉에서 남측 가족 이선향 할머니(87)가 북측 가족과 끌어 안은채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린 것은 지난 2010년 10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윤성호 기 자/자료사진)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며 상봉 의지를 불태웠지만, 더 이상은 힘들었다. 무심한 세월이 너무 오랜 탓에 건강이 그 의지를 따라주지 못했다.

거동이 불편해 구급차 안에서 가족과 상봉해야 했던 김섬경(91) 할아버지와 홍신자(84) 할머니가 21일 결국 상봉을 중도포기했다.

김 할아버지와 홍 할머니는 속초에서 금강산으로 출발할 때부터 건강 상 무리라는 의료진의 판단이 있었지만 강력한 상봉 의지 때문에 구급차를 타고 방북했다.

하지만 20일 첫 단체상봉을 마치고 동반가족들과 의료진은 더 이상은 무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마지막 만남이 된 이날 오전 개별상봉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는 북쪽 가족에게 작별인사를 해야만 했다.

눈물이 강처럼 흐르는 두 가족의 모습은, 다른 상봉가족들의 마지막 상봉인 22일 작별 상봉 장면을 미리 당긴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홍 할머니의 북쪽 여동생 영옥(82) 씨는 연신 '언니'를 부르며 "통일될 때까지만 잘 기다려줘…. 언니 나 기쁜 마음으로 간다. 이렇게 만났으니까 원이 없지"라고 말했다.

홍 할머니는 들릴듯 말듯 작은 목소리지만 "(만나서) 기뻤죠"라면서도 "헤어지니까 너무 슬프고…. 동생을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그대로 내보였다.

딸 이경희(58) 씨는 "(이모가) 자식이 없는 줄 알았는데, 다섯을 뒀다고 해서 (어머니가) 특히 기뻐하신다"며 "정말 기적과 같은 만남"이라고 말했다.

역시 구급차로 상봉길에 올랐던 김 할아버지는 가까이 얼굴을 대고서 듣지 않으면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기력이 쇠해진 상태였다. 앞서 속초에 도착해서는 감기기운 때문에 쓰러질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 좋았었다.

하지만 개별상봉을 마치고 여한이 없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김 할아버지의 북쪽 아들 김춘순(67) 씨도 "아버지 돌아가시지 말고 통일되면 만나요"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평소 세뇌처럼 북쪽 가족 얘기를 들었다는 아들 진황 씨는 "추석 때는 지팡이 짚고 걸으셔서 그때 됐으면 이렇게 쇠약하지 않으셨을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북측 가족들이 북쪽에 선산이 있고 일가족들이 가까이 살고 있다고 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화장해서 유골로 모시다가 통일되면 선산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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