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서 실종된 자폐 아동 정민기(9) 군을 찾기 위한 수색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실종 10일째를 맞고 있지만 정 군이 학교 근처에서 목격된 CCTV와 한 건의 제보 외에는 뚜렷한 단서가 전혀 없는 상태다.
▣ 경찰 등 4천여명 투입, 그러나 단서 하나도 못찾아
경찰과 39사단 장병, 경남교육청 소속 민들레회, 특수학교 교직원, 장애인부모회 등 600여명은 19일에도 정 군이 실종된 창원 천광학교 주변을 수색견까지 동원해 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경찰은 실종 이후 경찰 병력과 학교 교사, 협력 단체 등 4천여 명을 투입했다.
학교 주변 1Km를 반복적으로 돌아가며 탐문 수사와 수색 작업을 병행했지만, 어떤 흔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 군은 실종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쯤 학교에서 사라진 뒤 15~20분 쯤 뒤 남정초등학교 인근 야산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CCTV에 목격됐다.
또, 실종된 후 한 시간 뒤 학교에서 직선거리로 1km 떨어진 성산구 상남중학교 뒷편 야산에서 정 군을 닮은 아이를 봤다는 제보도 들어왔다.
실내화를 신고 있었다는 구체적인 인상 착의가 비슷해 지금까지 들어온 31건의 제보 가운데 가장 믿을만 했지만, 목격자가 다음 날 신고를 해 발빠른 수색에는 실패했다.
수색 범위가 학교 주변에 집중된 이유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경찰은 열흘 째 한 지역만을 집중적으로 수색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 "좀 더 빨리 신고했다면"… 초기 대응 아쉬워정 군은 지난 10일 오후 1시 30분쯤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 이동 도중 갑자기 학교 밖으로 사라졌다.
자체 수색을 벌인 학교 측은 정 군이 나타나지 않자 2시간 뒤에 경찰에 신고했다.
정 군이 실종되고 한 시간 사이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재빠른 대응이 아쉬운 대목이다.
실종 아동을 빨리 찾으려면 발생 초기 몇 시간 안에 결정적인 단서를 잡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좀 더 일찍 신고가 됐더라면 수색 범위를 좁혔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실제 당일의 흔적 외에는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단서가 없어 동선을 파악하기에도 어려워 제대로 수색 범위를 잡고 있는 지도 불분명한 상태다.
한 특수학교 교사는 "자폐 아동의 경우 상황 판단이 부족하고 목표없이 뛰어다니는 경우가 있다"며 "무엇보다 실종됐을 경우 빨리 찾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초기 대응)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 CCTV 확인 집중, 수색 범위 확대정 군의 행방을 전혀 찾을 길이 없자 경찰은 수색 범위를 인근 진해경찰서, 창원서부서 관할로 확대하기로 했다.
누군가가 데려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일주일 째 주변을 반복적으로 훑고 있는데도 아무런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도내 장애인 복지시설과 수용시설 등에서 정 군을 보호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시설 점검도 계속할 계획이다.
또, 관내 CCTV 317대에 대한 분석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 전담인력 부족으로 판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