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에서 반중감정이 커지는 가운데 홍콩 빅토리아 하버에 중국 인민해방군 홍콩 주둔군이 사용하는 군용 항구가 처음으로 건설된다.
홍콩 도시규획위원회는 지난 14일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홍콩섬 센트럴 지구에 홍콩 주둔군이 사용할 항구 건설을 승인했다고 홍콩 언론 매체들이 17일 전했다.
이 군항은 홍콩의 주권 반환 이전인 1994년 영국과 중국 간 합의에 따라 건설이 추진됐으며 홍콩주둔군 본부 인근에 2천970㎡ 넓이로 건설된다.
군항 건설 결정은 홍콩섬 중심지의 넓은 공간을 군용이 아닌 일반 시민이 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반중(反中) 감정 등으로 반대의견이 거센 가운데 이뤄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군항 건설에 대한 시민 의견을 접수한 결과 1만9천건의 반대 의견이 접수됐으며 찬성 의견은 20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에는 홍콩인들이 군용 항구 건설에 반대하며 홍콩 주둔군 사령부에 돌진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에서는 최근 반중 감정이 커지는 분위기다.
홍콩 구룡반도 침사추이에서는 전날 100여 명의 시위대가 중국인들의 홍콩 방문 제한을 요구하는 반중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대규모로 홍콩으로 유입되면서 홍콩인들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들은 중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품 상점들이 몰려 있는 도로를 따라 '중국으로 돌아가라','홍콩을 되찾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친중(親中) 인사들과 충돌하기도 했다.
앞서 홍콩의 일부 반중 정치인들은 중국 관광객의 유입을 막기 위해 육로를 통해 홍콩을 찾는 관광객에게 현재 20홍콩달러(약 2천800원) 수준인 입국세를 100홍콩달러(약 1만4천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홍콩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홍콩에서는 또 친중 성향의 언론 사주가 늘어나면서 언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해 전날 열린 스탠다드차타드 마라톤 대회에서는 참가자 6천600여명이 언론 자유를 요구하는 푸른 리본을 달고 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