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시대가 활짝 열렸다. 4세대 통신기술인 LTE에 올인한 국내 이동통신3사는 세계 최고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문제는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휴대전화 가입자가 빌딩 안에서도 똑같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느냐다.
2010년 중반 LG유플러스가 사상 처음으로 4세대 기술인 LTE를 개통했다. 이후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3사는 경쟁적으로 무선데이터 서비스 속도의 우위를 홍보하면서 가입자 유치와 관련망網 투자에 집중했다. 게다가 이통3사는 지난해 정부의 '주파수 경매'에 전력투구한 결과, 전세계 어느 사업자도 갖지 못한 '연속된 20㎒(하향 기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연속된 20㎒ 주파수'는 현재의 기술에서 최고의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국내 이통3사로선 LTE가 최초로 개통된 2010년 이후 3년여 만에 전세계 최고의 '다운로드 속도(이론적으로 약 160Mbps)'를 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실제로 이통3사는 각종 영상광고물을 통해 '자신들의 망에서 제공하는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광고에서처럼 이통3사는 만족할 만한 속도를 제공하고 있을까. 일단 이통3사가 음성서비스 분야에서 수년간 기울인 노력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 1년에 한번씩 이통3사의 휴대전화망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언론에 발표해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정책도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지금은 LTE 시대다. LTE는 '데이터' 위주의 서비스망이다. 이 때문에 이통3사는 음성서비스에 올인한 것처럼 LTE에 특화된 투자를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보인다. 경쟁적으로 LTE망의 확장을 꾀하면서도 정작 '데이터 수요'가 필요한 곳엔 투자를 아끼고 있는 것이다. 투자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더 쉽게 말해보자. 음성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는 일반적으로 특정시간대(출ㆍ퇴근시간 등)나 특정장소(자동차ㆍ지하철 등)에서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와 달리 데이터 서비스는 특정시간대가 아닌 야간이나 오후 근무시간대에 많이 이용한다. 장소 역시 사무공간ㆍ대학강의실 등으로 음성서비스와 다르다. 다시 말해 음성서비스가 중심일 땐 출퇴근 경로를 비롯한 도로에서 좋은 서비스가 제공되면 그만이다. 그러나 데이터 서비스는 그 반대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옥외는 물론 옥내 서비스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LTE로 무장한 이통3사는 데이터 서비스를 중심으로 삼고도 인빌딩망 투자엔 소극적이다.
음성서비스, LTE와 달라
빌딩 안에서 효과적인 속도와 품질을 내기 위해서는 'MIMO(Multi-Input Multi-Output다중안테나 기술)'라는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물론 LTE 장비엔 이 기술이 탑재돼 있어 옥외에선 빠른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문제는 빌딩 안이다. 옥외와 똑같은 속도로 데이터 서비스를 받으려면 또 다른 케이블이 필요한데, 시설비가 많이 들고 건물주의 반대가 심하다는 이유로 설치가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